치열한 월화드라마 대전이 시작됐다. 두 사극, 한 코미디라는 대진표에서 1차 전쟁의 승리자는 KBS 2TV '직장의 신’이었다. 일본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전에 없던 엉뚱한 웃음을 유발하며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중이다.
‘직장의 신’은 일본 NTV 드라마 '파견의 품격-만능사원 오오마에’를 원작으로 한 리메이크 드라마다. 전체적인 이야기 전개나 등장인물들의 성격도 유사하다. 특히 원작의 웃음 코드가 ‘직장의 신’에서도 비슷하게 등장한다.
‘직장의 신’은 부장님도 쩔쩔매는 ‘슈퍼갑 계약직’ 미스김(김혜수 분)과 그를 둘러싼 직장인들의 일과 사랑을 리얼한 에피소드로 그려내는 로맨틱 생존 코미디. ‘파견의 품격-만능사원 오오마에’ 또한 파견사원(계약직)인 못 하는게 없는 만능사원인 주인공 오오마에 하루코(시노하라 료코 분)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미스김은 첫 등장부터 일본 원작과 매우 유사하다. 큰 바람이 불며 미스김이 길거리의 여러 사람들 앞에 당당하게 나타나는 장면은 일본 특유의 과장이 섞인 만화적 상상력을 그대로 가져온 부분이다. 이 외에도 ‘직장의 신’에서는 일본 드라마에서 보기 쉬운 과장된 만화적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만화적 상상력과 함께 ‘직장의 신’은 어이없는 상황에서 터져 나오는 웃음을 이용한다. 시쳇말로 ‘병맛 웃음’이다. 지난 8일 방송에서 미스김은 장규직(오지호 분)을 돕기 위해 해녀로 변신했다. 미스김은 검은색 해녀복을 완벽하게 차려입고 한 손에는 그물망을 들고 걸으면서도 도도한 표정과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드러내 웃음을 선사했다. 이와 함께 미스김 주변에서 후광이 나듯 표현된 화면 연출이 코믹함을 더했다.
일본 드라마를 원작으로 하는 ‘직장의 신’은 이처럼 많은 웃음코드를 원작에서 차용했다. 이는 ‘직장의 신’이 그동안 우리가 주로 봐 왔던 코미디 드라마들과 차별화되는 이점이 되기도 하지만, 국내 정서에는 맞지 않는 엉뚱한 헛발질이 될 수도 있다.
일단 ‘직장의 신’은 온라인 상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내고 있다. 전에 없던 새로운 웃음을 선사한다는 호평과 미스김 역의 김혜수가 탁월한 연기력으로 드라마를 ‘오글거리지’ 않게 한다는 평이다. 이러한 온라인 상의 반응은 시청률로 연결돼 ‘직장의 신’을 첫 번째 승자로 만들었다.
그러나 이제 한 차례의 전쟁이 치러졌을 뿐, 싸움은 계속된다. 두 사극 드라마는 화려한 출연진과 거대한 스케일, 놀라운 CG로 무장한 막강한 경쟁상대다. ‘직장의 신’이 가진 일본식 코미디라는 차별점이 이 드라마를 최후의 승자로 이끌 수 있을지 궁금증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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