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폭에 맞아 실명' 염원준, "꼭 벌 받길 바란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3.04.09 15: 53

"법의 테두리에서 꼭 벌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8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배추 유통업에 투자했다가 손해를 보자 투자금을 회수하려고 조직폭력배를 동원, 동업자를 폭행한 농산물 유통업자 김 모(60) 씨 등 3명을 구속하고 또 다른 동업자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모 씨 등은 지난 1월 18일 전남 해남의 한 호텔에서 조직폭력배를 사주해 배추 유통업자를 집단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들은 지난 1월 20일 해남의 한 바당에서 전 백두장사 출신의 염원준(37)씨의 눈을 가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배추 유통업자의 지인인 염 씨는 당시 폭행 사건에 대해 사과를 요구했고 이에 조직폭력배들이 염 씨의 얼굴을 때려 오른쪽 눈을 실명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이후 염 씨는 시각장애 6급 판정을 받았다.
염원준 씨는 9일 서울 잠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서 "개인적으로 도움을 많이 받으신 분이 폭행을 당해 중재를 하기 위해 연락을 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조직 폭력배들이 내 눈을 내리쳤다. 싸움이 일어날 것이라 전혀 생각하지 못했는데 처음 본 사람이 나를 때려서 너무 안타깝다"면서 "다친 상황에서 눈이 흔들려서 비틀비틀 거렸다. 너무 겁이나서 병원에 찾아갔는데 좀처럼 치료를 하지 못한다는 말에 너무 겁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안구를 적출해야 할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었다. 실제로 여러군데 병원을 돌아다니면서 의안을 껴야 한다고 했다"면서 "다행이 수술이 잘되어 의안을 끼지는 않을 정도다. 하지만 2달 동안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다. 치료를 하면서 가위에 눌리는 등 아주 어려움이 많았다"고 전했다.
염 씨가 너무 안타까운 것은 자신이 다친 것보다는 가족들에게 피해가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염 씨의 고향에서 농장을 하고 있는 부모님들과 아이에게 접근, 사람으로서 참을 수 없는 행동을 했다. 염 씨는 "김 모 씨의 부인이 우리 아이에게 접근해 '아빠 눈이 보이니? 안보이니?'라고 묻기도 했다. 또 아버님을 비롯한 가족들의 명예로 땅에 떨어진 상황이다. 인간적으로 너무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염 씨는 "설상가상 나를 폭행한 사람들이 반대로 고소를 했다. 내가 자신들을 때렸다는 것이다. 물론 대질심문을 했을 때 모두 자백하기도 했다"면서 "그만큼 정상적인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족들에게 접근하고 나에게 '보복은 용서하는 것이다'라는 문자를 보내는 등 정상적인 사람들이 아닌 것 같다"고 피를 토할 것처럼 답답함을 토로했다.
염 씨는 현재 정상적인 생활이 불편할 정도다. 원근감이 없어 길을 걷다가도 부담이 생긴다. 또 폭행을 당해 얻은 정신적 충격으로 인해 치료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염 씨는 가해자에 대해 법적인 테두리에서 해결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보상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법을 통해 정당하게 벌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염 씨는 "나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 그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최고의 형벌을 받았으면 좋겠다. 나와 가족들을 괴롭히는 일이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마지막으로 울부 짖었다.
한편 염원준의 스승이기도 한 이기수 씨는 "(염)원준이는 정말 마음이 고운 선수였다. 선수생활을 할 당시에도 실력이나 생활적인면에서 전혀 나무랄게 없는 선수였다"면서 "씨름 선수라고 해서 이번 사건서 색안경을 쓰고 보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고 답답함을 전했다.
10bird@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