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수목 드라마 ‘아이리스Ⅱ’가 두 남녀 주인공의 멜로 라인을 흡입력 있게 그려내지 못해 몰입을 방해하고 있다.
오는 18일 종영을 앞두고 있는 ‘아이리스Ⅱ’는 현재 핵무기를 둘러싼 아이리스와 NSS의 치열한 두뇌게임과 함께 블랙 요원이었던 시혁(이준 분)의 정체가 공개되면서 그가 보여줄 활약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에 볼거리는 충분하지만, 공감대 형성이 어려운 멜로 라인이 그마저도 뒷전으로 밀려나 아쉽다는 평이다.
방송 전 장혁과 이다해가 ‘아이리스Ⅱ’를 통해 세 번째 호흡을 맞추면서 이들의 케미스트리에 큰 기대가 쏠렸던 것이 사실. 하지만 유건(장혁 분)과 수연(이다해 분)이 사랑하는 이유는 방송초반부터 시청자에 제대로 설명되지 않았고, 그림 같은 케미스트리를 채 보여주기도 전에 이들은 아이리스로 인해 생이별을 하게 됐다.

아이리스에 납치됐던 유건은 거의 1년 만에 기억을 되찾고 돌아왔지만, 그 과정에서 유건이 리에(유민 분)를 바라보던 애틋한 눈빛은 복귀한 유건과 수연의 관계를 가로막는 역할을 했다. 또 연화(임수향 분)와 유건의 쉽게 정의를 내릴 수 없는 미묘한 관계 또한 남녀 주인공의 멜로를 방해하는 요인이 됐다.
또 돌아온 유건은 수연에 총을 쐈다는 죄책감이 여전히 있었고 인격 장애까지 않으며 다른 사람이 된 듯 행동해 이들의 관계는 회복되지 못했고 이후에도 유건의 총에 수연의 오빠가 사망하자 이들 사이에는 좁힐 수 없는 거리가 생기게 됐다.
본격적인 방송에 앞서 ‘아이리스’ 측은 ‘아이리스’ 시즌1 스핀오프 작품인 '아테나: 전쟁의 여신'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당시에도 ‘아테나’는 액션에 집중하며 여성들이 공감할 수 있는 멜로 라인을 놓쳐 시청률이 후반부로 갈수록 급격히 하락한 바 있다.
'비주얼은 있는데 드라마가 약하다'는 문제점을 매우 정확히 알고 있던 제작진이지만 현실적인 남과 북의 문제를 담아내며 놓친 멜로 라인은 곧 타 방송사의 정통 멜로드라마에 시청층을 빼앗기는 결과를 낳았다. 표민수 감독과 김태훈 감독이 공동 연출을 통해 멜로와 액션을 따로 맡아 수려한 영상미를 구현하고 있음에도 멜로에서 초점이 빗나간 대본 위에서 액션에 몰두한 ‘아이리스Ⅱ’는 실수를 답습하는 결과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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