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한 1차 지명, 아직 드러나지 않은 밑그림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4.09 18: 58

그간 꾸준히 논란이 됐던 프로야구 신인지명 방식이 5년 만에 다시 바뀐다. 1차 지명 부활이 주된 골자가 된 가운데 앞으로 좀 더 세부적으로 파고들어야 할 부분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9일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2013년 제2차 이사회를 열고 1차 지명 제도의 부활을 결정했다. 2008년 기존의 1차 지명 제도를 없애고 전면드래프트 방식을 도입한 지 5년 만이다. KBO 관계자는 “이미 기존 팀들 사이에 공감대를 형성한 부분으로 1차 지명 부활에 대한 특별한 잡음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로써 올해 신인지명회의부터는 전면드래프트 이전에 구단별로 연고선수 1명을 우선적으로 지명한다. 구단별로 연고지역기준으로 5개교 씩을 나누는 것이 핵심이다. 일단 도시연고로 5개교를 배정하고 미충족 시에는 광역연고에서 우선적으로 배정한다. 그래도 충족이 되지 않을 경우에는 전체구단 배정 후 남은 고교를 대상으로 추첨에 들어간다. 어떤 식으로든 각 구단이 5개 고교의 우선 지명권을 확보하는 것이다.

문제는 어떤 구단이 어떤 고교를 확보하느냐다. 각 구단별로 상황이 다르기에 한 가지 잣대를 들이댈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일단 연고지역에 고교 팀들이 많은 KIA나 롯데는 특별한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그러나 연고도시에 5개의 고교 팀이 없는 팀들이나 고교 팀들을 갈라야 할 ‘이웃’ 사이의 연고권 확보에 대해서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테면 인천을 연고로 하고 있는 SK와 KT의 상황이다. SK는 연고도시인 인천에 3개 고교 팀(인천고, 제물포고, 동산고)이 있다. KT도 연고도시인 수원에 2개 고교 팀(유신고, 장안고) 뿐이다. 나머지는 광역연고 개념인 경기도에서 끌어와야 한다. 이를 두고 SK와 KT 사이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은 아직 명확하게 결정된 것이 없다. 우수 자원을 확보하려는 두 팀 사이에 힘겨루기가 불가피하다.
서울을 연고로 하는 LG·두산·넥센도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현재 서울에는 14개 고교 팀이 있다. 세 팀이 어느 고교의 연고권을 가질지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획일적으로 나누기는 어려운 만큼 추첨이나 아니면 서울 시내 고교를 대상으로 한 자율지명이라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이 자율지명의 경우에도 세 팀이 동일 선수를 지명할 경우 문제의 소지가 있다. 주사위 던지기도 덩달아 부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연고지역에 프로팀이 없는 고교 야구팀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대부분의 팀들은 광역연고 수준에서 5개 팀을 충족시킬 수 있다. 이 경우 군산상고나 전주고 등 전라북도에 위치한 고교 팀이 애매해진다. 강원도 팀 전체와 전라 및 경남권 일부 팀들의 연고권도 마찬가지다.
한편 9·10구단으로 창단한 NC와 KT의 경우는 기존 8개 구단이 연고지역 1차 지명을 마치면 전체학교를 대상으로 3년간 1차 지명을 실시하기로 결정됐다. 이도 세부 시행 세칙은 실무자 회의를 통해 확정하기로 함으로써 아직은 물음표인 부분이 있다. 10구단 KT는 신생구단 지원책에 따라 1차 지명 전 2명의 우선지명권을 가진다. 이후 10개 구단의 1차 지명, 전면드래프트 1라운드로 이어지며 이후 KT는 5명의 선수를 특별지명할 수 있다. NC가 받았던 혜택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에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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