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한 투구로 한국무대 첫 승을 따낸 크리스 세든(30, SK)이 기쁨을 표시하는 동시에 앞으로 더 많은 승리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세든은 9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서 8이닝 동안 116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세든의 역투를 앞세운 SK는 넥센을 2-0으로 꺾고 3연승을 내달렸다. SK의 외국인 선수가 8이닝 이상을 던지며 무실점을 거둔 것은 게리 글로버가 지난 2009년 8월 14일 대전 한화전에서 8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첫 등판이었던 LG전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LG전에서 제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며 고전한 것과는 달리 이날은 스트라이크존에서 크게 벗어나는 공이 현격하게 줄어들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4㎞로 그렇게 빠르지 않았으나 제구력과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무기로 내세워 넥센 타선을 효율적으로 봉쇄했다. 승부처였던 초반 두 번의 위기를 견제사로 넘긴 것도 인상적이었다.

세든은 경기 후 “포수 조인성을 믿고 리드대로 던졌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 조인성에게 고맙다”고 한 뒤 “넥센이 최근 경기력이 좋고 빠른 주자들이 많다고 해서 빠른 볼카운트에서 승부하려고 노력했다. 그 점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호투의 비결을 밝혔다.
첫 경기에 대해서는 “긴장해서 내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돌아본 세든은 “오늘은 더욱 집중해서 꼭 이기는 투구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긴장을 풀기 위해 이날(9일) 오전 가족들과 쇼핑을 하기도 했다는 세든은 “이제 첫 승이다. 앞으로 많은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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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