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도 제법 셌고 10도 미만의 쌀쌀한 기온. 누구나 힘들지만 특히 손 끝 감각이 중요한 투수에게는 고역인 경기다. 두산 베어스 우완 에이스 노경은(28)은 악조건 속 6회까지 위기관리 능력을 비췄으나 7회 위기를 넘지 못하고 결국 승리 기회를 날려버렸다.
노경은은 9일 광주구장에서 벌어진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6⅔이닝 동안 8피안타(탈삼진 6개, 사사구 4개) 4실점을 기록했다. 4-2로 앞선 7회말 2사 만루에서 오현택에게 마운드를 넘겼으나 뒤를 이은 오현택과 이혜천이 밀어내기 사사구를 연속 허용하며 동점을 허용, 노경은의 선발승은 날아갔다. 쌀쌀한 날씨 속 최고 구속은 평소보다 다소 낮은 140km대 후반~150km 가량이었으나 슬라이더-스플리터 등으로 6회까지의 위기를 넘긴 노경은이다.
1회말 노경은은 김선빈에게 중전 안타와 2루 도루를 허용하며 2사 2루 위기를 맞았다. 4번 타자 나지완을 상대로 던진 초구 직구(143km)가 그대로 공략당해 좌월 투런으로 이어지며 먼저 끌려가는 점수를 내준 노경은이다.

2회초 팀이 이종욱의 우월 스리런과 홍성흔의 적시타 등으로 4점을 뽑으며 4-2 리드 속 마운드에 오른 노경은은 3회말 1사 후 이용규에게 좌익수 방면 안타를 내준 뒤 보크를 범하며 이용규를 2루로 출루시켰다. 김선빈의 투수 앞 땅볼로 이용규를 협살시켰으나 타자주자 김선빈이 2루로 진루, 2사 2루 위기를 이어간 노경은은 이범호를 삼진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4회말 노경은은 안치홍에게 유격수 내야 안타, 신종길에게 우전 안타를 내주며 2사 1,3루 다시 위기를 맞았다. 차일목까지 풀카운트 끝 볼넷 출루하며 2사 만루가 된 순간. 그러나 노경은은 김원섭을 147km 4구 째 직구로 헛스윙 삼진처리하며 또 위기를 넘어갔다.
6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한 노경은은 7회말 2사에서 이용규에게 우전 안타를 내준 뒤 2루 도루까지 허용하며 2사 2루로 몰렸다. 김선빈에 이어 이범호까지 연속 볼넷 출루하며 2사 만루가 된 순간. 두산은 흔들린 노경은을 대신해 사이드암 오현택을 투입했다.
그러나 오현택은 나지완에게 스트레이트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이용규의 득점을 막지 못했다. 오현택의 뒤를 이은 이혜천은 최희섭에게 밀어내기 몸에 맞는 볼을 허용, 4-4 동점이 되며 노경은의 승리 요건은 날아갔다. 김상현이 간신히 안치홍을 2루 땅볼로 처리하며 패전 요건을 떠안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이날 노경은은 121개의 공을 던지며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투구 타이 기록을 세웠으나 승리와 인연이 없었다. 노경은은 지난해 9월 12일 목동 넥센전에서 7이닝 무실점 선발승을 거두며 121구 역투를 펼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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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