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속에서도 빛난 양현종의 역투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3.04.09 22: 43

완패였지만 수확은 있었다.
KIA 좌완투수 양현종(25)은 9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홈경기에 등판해 4⅔이닝동안 3안타 볼넷 2개를 내주고 3개의 탈삼진을 곁들여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러나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다. 지는 상황에서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것이 죄였다.
이날 선발투수는 신인 좌완 임준섭. 이날이 원래는 양현종의 등판순서였지만 지난 3일 대전 한화전에서 6이닝 무실점 호투로 데뷔전 선발승을 따낸 임준섭을 내보냈다. 대신 양현종은 임준섭의 뒤를 잇는 대기병이었다. 이를테면 한 경기에 두 명의 선발을 투입하려는 계획이었다.

임준섭이 초반부터 제구력이 난조에 빠져 2회를 버티지 못하고 4실점 강판했다. 불펜에서 몸을 풀던 양현종은 1사 만루 위기에서 구원에 나섰다. 한 방이면 경기가 기울어지는 위기였다. 그러나 양현종은 강력한 직구를 뿌리면서 후속타자를 범타와 병살타로 요리했다. 
3회와 4회는 1안타만 내주고 두산의 타선을 잠재웠다. 5회에서는 볼넷 2개를 내주고 1사 1,2루 위기에 몰렸지만 고영민을 병살타로 솎아냈고 6회까지 전광판 숫자의 영의 연속이었다. 양현종은 7회초 선두 김동주에게 좌전안타를 내주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투구수는 61개. 최고 150km짜리 직구에 자신있게 뿌렸고 두산 타자들의 방망이가 밀렸다.
양현종의 호투는 후반 추격으로 이어졌다. 7회 공격에서 2사후 두산 선발 노경은을 1안타와 2볼넷으로 공략해 만루를 만들었고 나지완과 최희섭이 각각 볼넷과 사구로 밀어내기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결정타가 터지지 않았고 8회 불펜이 홈런 3개를 맞고 무너지며 승기를 건네주고 말았다.
양현종은 지난 2일 대전 한화전에서 6이닝 7피안타 2볼넷 3실점(2자책)으로 승리를 따낸 이후 2경기 연속 제몫을 해냈다. 2경기에서 10⅔이닝 2자책점으로 방어율 1.69의 짠물 투구로 출발은 좋았다. 이날 KIA는 악몽의 8회를 겪으며 5연승에서 멈추었다.  그러나 양현종이라는 희망을 얻었다.  
sunn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