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NC 부진, '승률 5할 4강 탈락’ 현실화?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4.10 06: 13

시즌 초반 순위가 심상치 않다. 9일 현재 승률 5할(2승 2패)인 SK가 7위에 머물러 있다. 1위 KIA(6승 2패, 승률 .750)와 2위 롯데(5승 2패, 승률 .714)의 뒤를 이어 5승 3패 승률 6할2푼5리로 서울 세 팀(두산, 넥센, LG)이 뭉쳐있다.
문제는 하위권 두 팀이다. 한화는 8전 전패, NC는 6전 전패다. 이들 두 팀이 하위권에서 힘을 못 쓰면서 리그 전체의 긴장감이 떨어지고 있다. 두 팀을 제외한 나머지 일곱 팀은 승률이 모두 5할이 넘는 기형적인 형태다.
아직 리그 초반이기 때문에 승률은 조정기를 거치겠지만 현재 경기력을 봤을 때 올 시즌 7개 팀만의 치열한 4강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자연히 승률 5할을 넘기고도 4강에 탈락하는 팀이 나올 가능성이 충분하다.

승률 5할은 이제까지 4강 진출을 보장하는 기준점이었다.
8개 구단 단일리그 체제가 확립된 1991년 이후 (양대리그였던 1999년, 2000년 제외) 지난해까지 승률 5할 팀이 4강 진출에 실패한 건 단 5번뿐이었다. 1993년 빙그레가 승률 5할로 첫 희생자가 됐고 1995년 삼성도 승률 5할로 4강 진출에 실패했다. 두산은 2002년 승률 5할4리, 2006년 승률 5할1푼2리를 거두고도 5위에 머물렀다. 2008년에는 한화가 승률 5할8리로 가을야구를 하지 못했다.
이러한 현상이 벌어진 이유는 둘 중 하나다. 첫 번째는 치열한 순위싸움이 벌어진 해다. 2006년 두산은 KIA에 단 한 게임 뒤졌고 2008년 역시 한화는 삼성에 한 게임이 부족해 5위로 떨어졌다. 치열한 중위권 다툼 끝에 비운의 승률 5할 탈락 팀이 나온다면 리그 전체를 봤을 때 나쁘지만은 않다. 그만큼 흥미요소가 많았다는 이야기다.
두 번째는 ‘승리 자판기’ 팀이 있었을 때다. 앞서 예로 든 5번의 경우 모두 최하위가 승률 4할 미만이었다. 그 해는 하위권 팀과의 전적에 따라 팀 순위가 갈렸다고 볼 수 있다. 2002년 최하위 롯데는 승률 2할6푼5리에 그쳤고 1993년 최하위 태평양은 승률 3할1푼이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건 두 팀이 동시에 낮은 승률을 기록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리그 전체의 긴장감이 떨어진다. 1993년은 7위 쌍방울이 승률 3할6푼1리, 8위 태평양이 승률 3할1푼이었다. 바로 이들 위였던 6위 롯데는 승률 4할9푼6리로 역대 6위 가운데 최고승률을 기록했다.
아직 승리가 없는 한화와 NC가 반전의 계기를 만들지 못한다면 올해 프로야구 순위판도는 1993년과 비슷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1993년 프로야구는 치열한 순위싸움 대신 전설이 된 양준혁과 이종범의 데뷔, 그리고 삼성과 해태(현 KIA)의 마지막 한국시리즈를 남겼다. 올해 프로야구는 첫 9구단 체제 이외에 무엇을 남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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