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원 “‘7급’, 시청률 중요하진 않아...우린 행복했다” [인터뷰]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04.10 07: 59

배우 주원(26·문준원)은 자타공인 시청률 보증수표다. 데뷔작인 ‘제빵왕 김탁구’를 시작으로 ‘오작교 형제들’, ‘각시탈’까지 출연하는 드라마마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지난 달 28일 8.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7급공무원’이 주원의 최저 시청률이었으니 말 다했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인기 드라마 대열에 올랐던 그가 ‘7급공무원’에서 잠시 주춤거린 것처럼 보인 것도 무리는 아니다.
물론 언제나처럼 연기는 기가 막히게 잘했고, 시청자들의 높은 지지를 받았지만 작품 자체가 공감대를 형성하기에는 부족함이 많았다. 드라마가 종영한 후에도 밀린 광고와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 촬영 등으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주원을 지난 9일 강원도 철원의 펜션 모닝캄빌리지에서 만났다. 그는 ‘7급공무원’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시청률로 종영한 것에 대해 예상 외로 담담했다.
“처음에는 시청률이 잘나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시청률이 떨어졌지만 생각보다 아프거나 마음이 무겁지 않았어요. 시청률이 안 나오면 고민을 할 줄 알았는데 시청률을 신경 쓰지 않게 되더라고요. 시청률이 중요하진 않았어요. 물론 잘 나오면 좋겠지만 잘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연연하진 않았어요. 드라마를 찍으면서 우린 정말 행복했거든요. 출연하는 배우들끼리 똘똘 뭉쳤죠. 촬영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어요. 우리끼리 웃고 즐겼죠.”

주원이 출연한 ‘7급공무원’은 조인성과 송혜교의 만남으로 화제가 된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와 경쟁했다. 여기에 첩보 액션 드라마 KBS 2TV ‘아이리스II’까지 맞붙었으니 정말 쟁쟁한 경쟁자들을 만난 셈이다.
“우리 드라마가 잘 되지 않은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죠. 하지만 경쟁작인 ‘그 겨울’이 정말 좋은 작품이었잖아요. (조인성 선배와 송혜교 선배가) 정말 잘 생겼고 예뻤죠. 그 드라마를 보면서 선배들의 얼굴만 봐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그 겨울’을 보고나서 (최)강희 누나한테 제가 너무 못 생겼다고 말했어요.(웃음) 경쟁작들이 재밌었고 우리 드라마가 로맨스와 첩보를 접목하려고 했는데 그 점이 시청자들이 원하는 게 아니었나 봐요. 그래도 마니아층은 있었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보면 주원에게 ‘7급공무원’은 배우로서 잠시 숨고르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동안 그는 비정상적으로 느껴질 만큼 손을 대는 작품마다 승승장구했다.
“저는 시청자들의 반응을 챙겨서 보는 스타일이거든요. 제가 연기한 드라마를 봐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해요. 시청률이 높지는 않았기 때문에 누군가는 작품이 실패했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저에게는 기억에 남는 작품이에요. 무엇보다도 저 역시도 출연하는 작품의 시청률이 높았다가 낮았다가 하는 정상적인 배우의 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원은 이번 드라마에서 10살 연상 최강희와 연인 연기를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뛰어난 연기력으로 인해 나이 차이는 느껴지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주원과 최강희가 이번 드라마를 통해 두터운 친분을 쌓은 게 아름다운 조화를 이뤄낸 비결이었다.
“누나와 키스신을 찍는 것도 조심스러웠어요. 입만 대고 있어야 하나, 아니면 입술을 움직여서 사실적으로 담아야 할까 고민을 했죠. 제 마음대로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누나와 상의를 했죠. 누나가 마음대로 하라고 하던데요?(웃음)”
주원은 인터뷰 내내 최강희에 대한 고마움과 칭찬을 쏟아냈다. 인터뷰 내내 최강희를 치켜세웠다고 해도 무리가 아닐 정도로 상대 배우인 최강희를 아끼는 마음이 컸다. 그가 촬영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고 한 것도 두 사람이 정말 친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누나는 정말 순수해요. 내가 더 어린데 나보다 더 순수함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아요. 누나가 촬영장에서 날씨가 좋다고 아무데나 눕고 편하게 행동을 하시니까 후배인 제가 편하게 연기를 할 수 있었죠. 먼저 누나가 선배의 벽을 없애준 것이 큰 도움이 됐어요.”
“‘7급공무원’ 하면서 힘들어서 5kg 빠졌다”
주원은 빡빡한 촬영으로 인해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했다. 잠을 며칠 동안 못자는 것은 당연했고 머리도 제대로 감지 못하고 촬영하는 일도 있었다. 자신이 연기한 방송을 보지 못하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촬영하는 시간이 많이 부족했어요. 잠을 못자니까 입맛도 없어서 하루에 한 끼를 먹는 것도 힘들었죠. 강희 누나와 서로 언제 밥을 먹었냐고 물어볼 정도였어요. 강희 누나는 ‘3일 전에 밥을 먹었나’ 이렇게 대답을 한 적도 있어요. 강희 누나는 쪽잠을 잤는데 저는 무조건 버텼어요. 정신력으로 버텼죠. 대본을 외울 시간도 부족했으니까 촬영하면서 살도 많이 빠졌어요. 초반에 보면 제가 되게 포동포동했거든요. 그런데 드라마 끝날 때쯤 되니까 5kg 정도 빠졌어요.”
주원은 ‘7급공무원’ 출연 전에는 주로 진지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하지만 그가 이번 드라마에서 연기한 한길로는 밝고 쾌활한 인물이다.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의 주인공답게 사랑스러운 매력도 장착했다.
“길로를 연기하면서 정말 행복했어요. 가벼운 캐릭터라서 고민을 했죠. 제가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어요. 막상 하려고 보니 어렵기도 했고요. 그런데 하다 보니 재미를 찾아나갔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잘하고 있나 걱정이 들었는데 나중에는 저도 밝은 캐릭터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갖게 됐고요. 물론 훌륭하진 않았지만 별 탈 없이 연기를 한 것이 만족스러워요. 강희 누나와 자연스럽게 대사를 맞추다보면 외워질 정도로 연기하는 게 즐거웠어요.”
주원은 ‘7급공무원’에서 아이돌인 2PM 멤버 황찬성과 함께 연기를 했다. 주원은 극중에서 황찬성과 최강희를 사이에 두고 사랑의 라이벌 관계였다. 그는 자신보다 어린 동생인 황찬성의 열정적인 자세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말 생각이 바르고 착한 친구예요. 드라마 촬영을 하면서 해외 활동도 병행하는데 피곤한 티를 내지 않더라고요. 연기를 할 때 기죽지 않고 하는 모습도 보기 좋고요. 저보다 어리지만 배울 게 많은 친구라고 생각해요. 제가 피곤하다고 어리광을 부려도 형이라고 잘 해줘요.(웃음)”
주원은 차기작으로 영화 ‘온리유’를 선택했다. 김아중과 함께 하는 로맨틱 코미디다. 그리고 오는 11월 개막하는 뮤지컬 ‘고스트’에도 출연한다. 무대로 다시 돌아오는 셈이다. 드라마가 끝난 지 한달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차기작이 결정됐다. 연기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주원다운 행보다. 언제나 팔색조처럼 변신을 꾀하는 주원의 새로운 도전의 막이 올랐다.
jmpyo@osen.co.kr
심엔터테인먼트 제공 / 장소: 모닝캄빌리지(www.morningcalmvillag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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