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히든카드 중 에이스는 얼마나 나올까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4.10 06: 25

아직 히든카드들이 많다. 에이스카드가 얼마나 나올지는 모르지만 충분히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
지난 2년 동안 LG는 시즌 개막부터 전력질주했다. 올해는 기필코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겠다는 마음으로 시즌 개막에 맞춰 베스트라인업, 베스트컨디션을 만들었다. 그러면서 국가대표 출신의 유명 타자들은 시즌 시작과 동시에 맹타를 휘둘렀다. 상대적으로 빈약해 보이는 마운드 역시 몇몇 투수들의 예상치 못한 호투로 서광이 비추는 듯했다.
그러나 이러한 전력질주는 오버페이스를 초례했다. 주축 타자들은 크고 작은 부상을 안고 뛰다가 하나둘씩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반짝했던 투수들도 우르르 무너졌다. 시즌 중반을 기점으로 연승보다는 연패가 잦아졌고 한 번 5할 승률 밑으로 내려가면 다시는 올라오지 못했다. 결국 시즌이 끝날 때쯤에는 이번에도 ‘실패’라고 적힌 성적표를 받았다.   

한 경기에 투입할 수 있는 선수는 25명이지만 6개월 동안 매주 6경기를 치르는 대장정 속에서는 2배가 넘는 인원이 필요하다. 그만큼 페넌트레이스라는 마라톤의 성패는 선수층이 좌우할 확률이 높다. 즉, 주축 선수 한 두 명이 빠져도 흔들리지 않는, 꾸준한 경기력을 펼치는 팀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지난 10년 동안 반복된 LG의 실패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는지도 모른다.
올해 LG는 분명히 지난 2년과는 다른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두 이병규와 이대형, 최동수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면서 주축 좌타 외야수 3명과 필요할 때 한 방을 칠 수 있는 우타자가 없다. 마운드에도 지난해 신진세력으로 올 시즌 큰 기대를 모았던 신재웅과 최성훈 두 좌투수가 빠져있다. 토종 선발투수 중 유일하게 지난 3년 평균 100이닝 이상을 소화한 김광삼은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로 사실상 올 시즌 등판이 어렵다. 지난 시즌 후반 무주공산 포수진에서 고군분투했던 공격형 포수 윤요섭도 2군에 있다. 
그럼에도 8경기 중 5경기를 잡았다. 승패 여부를 떠나 8경기 내용이 모두 좋지는 않아도 새 얼굴들이 맹활약하며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아직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지만, 타선의 고질병이었던 출루율과 득점권 타율이 각각 3할5푼9리, 2할9푼2리로 만족할 만한 수치를 찍는 중이다.
앞서 언급된 선수 중 김광삼을 제외하고는 늦어도 6월까지는 복귀가 가능한 상황, LG는 이례적으로 시작부터 모든 카드를 오픈 시키지 않고 시즌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결국 히든카드 중 에이스카드가 많으면 많을수록 LG가 가져가는 경기도 많아진다.
 
가장 관심이 가는 히든카드는 역시 류제국이다. LG 김기태 감독은 류제국에 대한 언급을 되도록 피하고 있지만 지난 1월 31일 류제국이 LG 유니폼을 입은 다음부터 꾸준히 류제국을 주시하고 있다. 2군에 있는 류제국은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실전에 투입됐고, 투구수와 이닝도 많이 가져가는 중이다. 급기야 김 감독은 9일 구리구장서 열린 퓨처스리그 경기서 선발 등판하는 류제국을 직접 지켜보기도 했다. 이날 류제국은 5이닝 동안 75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은 146km였다.
물론 당장 류제국이 1군에 콜업될 확률은 높지 않다. 올 시즌 LG에 붙은 가장 큰 물음표가 토종 선발진이지만 당장 큰 변화를 맞이할 가능성은 낮다. 전지훈련부터 선발투수 경쟁을 벌였던 임정우, 김효남, 한희 등이 선발진에 들어갈 수는 있어도 히든카드가 벌써부터 오픈되지는 않을 것이다. 차명석 투수코치 또한 류제국의 실전 투구 비디오를 계속 받아보고 있는데 1군 복귀 조건은 100% 몸상태다. 정찬헌과 이형종 역시 100% 몸상태에 1군 선발 등판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이 서야 잠실행 티켓을 받는다.
신재웅 최성훈의 좌투수 라인도 지난 시즌의 모습만 재현하면 마운드를 극적으로 높일 카드들이다. 신재웅은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선발진에 합류해 5승을 올리며 후반기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소화했다. 2년차 최성훈 역시 두둑한 배짱을 바탕으로 지난해 신인왕 후보에 오르며 가능성을 증명했다. 비록 지금은 둘 다 부상으로 2군에 있지만 정상 컨디션을 되찾는 즉시, 투수진에 활력을 불어넣기에 충분하다. 
가장 빠르게 오픈될 히든카드는 이대형이다. 이대형은 적어도 수비와 주력에선 LG 외야수 중 최상급이다. 3할이 보장된 타자 이병규(7번)도 컨디션이 올라오는 대로 1군에 합류한다. 주장 이병규(9번)는 5월 복귀가 예상되는 가운데 100% 몸 상태라면 LG 중심타선에 또 하나의 기둥이 자리하게 된다.
지금까지 현재윤이 포수난에 해답이 되고 있지만 윤요섭 또한 필요한 카드다. 현재윤 조윤준 윤요섭 외에 당장 1군에 올릴 수 있는 포수가 신인 김재민 밖에 없는 상황. 무엇보다 현재윤이 최근 어깨 부상을 안고 있다는 게 문제다. 지난 5일 잠실 두산전에서 오른쪽 어깨 부상을 당한 현재윤은 다음 경기에 결장했고 조윤준이 포수 마스크를 썼으나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결국 9일 잠실 NC전에서 현재윤은 투혼을 발휘하며 다시 주전 포수로 출장했다.
윤요섭이 지난 시즌 후반의 모습만 보여준다면, 현재윤에게 규칙적으로 휴식을 제공할 수 있다. 투수리드와 블로킹, 주루 플레이에선 현재윤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가운데 윤요섭 또한 타격 능력이 빼어나 팀 전체에 시너지 효과를 낼만 하다. 포수 한 명이 시즌 전체를 책임질 수는 없다. 든든한 두 번째 포수의 존재가 현재윤의 컨디션 조절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다.
이제 겨우 8경기를 치렀고 앞으로 120경기나 남았다. 어느 팀이든 지금 엔트리가 100% 유지될 일은 없다. LG 역시 마찬가지다. 120경기 동안 마주할 수없이 많은 변수와 난관을 얼마나 넘어서느냐에 따라 올 시즌의 성패가 갈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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