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들 덕분에 죽다살아났다".
신시내티 레즈 추신수(31)에게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원정 경기는 천당과 지옥을 오간 경기였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두 번째로 한 경기 2실책을 범했고, 실책 2개가 모두 실점으로 연결되는 바람에 신시내티는 경기 내내 끌려다녔다. 하지만 마지막에 웃은 건 신시내티였고, 추신수의 실책도 함께 묻혀갈 수 있었다. 이날 역전승으로 신시내티는 5승2패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1위 자리를 지켰다.
경기 후 추신수는 "동료들 덕분에 죽다 살아났다. 천당과 지옥을 오간 경기였다"며 "팀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컸는데 이겨서 다행이다. 우리팀 타선은 정말 강하다. 1번부터 9번까지 누구든 한 방을 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말로 타선의 강력함에 놀라워했다.

이날 신시내티는 경기 내내 세인트루이스에 뒤져있었다. 하지만 7~8회 한점씩 올리며 기어이 동점을 만들어냈고, 9회에만 안타 6개와 볼넷 5개로 무려 9득점을 폭발시키며 13-4 대승을 거둘 수 있었다. 1970년대 전성기를 이끈 빅레드 머신의 재림을 보는듯한 강력함인 것이다.
이제 7경기를 했을 뿐이지만 신시내티 타선의 강력함은 각종 지표에서도 잘 나타난다. 일단 팀 득점이 경기당 평균 7.3점으로 리그 전체 1위다. 팀 타율 8위(0.271) 출루율 4위(0.353) 장타율 7위(0.463)에 OPS는 콜로라도 로키스(0.908)에 이어 전체 2위(0.821)에 랭크됐다. 홈런도 12개로 공동 2위.
가장 돋보이는 타자는 공격 첨병을 맡고 있는 1번타자 추신수다. 지난해 신시내티는 1번 타순 타율이 2할8리와 출루율 2할5푼4리로 리그 최저였지만, 추신수의 합류로 가장 강력한 타순으로 변모했다. 추신수는 타율 3할7푼9리 3홈런 6타점에 볼넷과 몸에 맞는 볼이 각각 4개씩 돼 출루율도 내셔널리그 1위에 해당하는 5할1푼4리에 달한다.
여기에 토드 프레지어가 타율 4할1푼4리 3홈런 10타점으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으며 브랜든 필립스도 타율 3할4푼4리 2홈런 7타점으로 맹타를 치고 있다. 제이 브루스도 홈런은 없지만 타율 3할2푼4리에 5타점을 올리며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 간판타자 조이 보토가 타율 2할4푼에 홈런없이 2타점으로 부진하지만 볼넷만 10개를 얻을 정도로 존재감은 분명하다.
지난해 4번타자로 활약한 라이언 루드윅이 개막전 어깨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게 아쉽지만 필립스가 4번 타순에서 그 공백을 잘 메우고 있다. 루드윅의 대체자 중 하나인 하비에르 폴도 타율 4할4푼4리 1홈런 6타점으로 매서운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어 부상 공백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언제 어떻게든 터질 수 있는 신시내티 타선의 강력함. 그 선봉에 추신수가 있어 어느 때보다 더 빛나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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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루이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