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측면 수비수의 부재로 전북 현대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파비오 감독 대행이 지휘하는 전북은 지난 9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서 열린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4차전 우라와 레즈(일본)와 홈경기서 2-2로 비겼다. 전북은 전반 7분 만에 2골을 내주고 끌려가다가 간신히 동점을 만들었다. 귀중한 승점 1점을 추가하기는 했지만 아쉬움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우라와전 필승을 외친 전북이었지만, 전반 3분 만의 실점으로 흔들리는 모습이 역력했다. 우라와는 전북이 전열을 가다듬지 못한 틈을 타 코너킥 상황에서 나스 다이스케가 헤딩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하지만 전북의 문제는 코너킥에서의 실점이 아니었다. 전광환과 이규로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해 있는 오른쪽 측면 수비가 문제였다. 이날 전북은 정혁을 오른쪽 측면 수비로 출전시켰지만, 본래 포지션이 아니다 보니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이런 점을 우라와도 잘 파악하고 있었다. 우라와는 왼쪽 측면 수비수로 기용한 우가진 도모야를 적극적으로 공격에 참여하도록 했다. 우가진은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오버래핑을 펼쳤다. 전반 7분에 나온 우메사키 쓰카사의 득점도 우가진의 돌파에서 비롯됐다. 우가진의 돌파에 이은 슈팅이 골키퍼 권순태의 손에 맞고 나오자 우메사키가 집어 넣은 것.
결국 전북은 전반 중반 오른쪽 측면 수비수에 서상민을 배치했다. 전북은 당초 김상식과 중원에서 호흡을 맞추던 서상민을 오른쪽 수비로 돌리고 정혁을 중원으로 올리며 변화를 꾀했다. 측면에서의 경험이 많은 서상민은 공격과 수비에서의 밸런스를 맞추며 전북이 경기의 흐름을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경기 후 만난 파비오 대행은 오른쪽 측면 수비의 흔들림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오른쪽 측면 수비수 2명이 모두 부상을 당해서 어쩔 수 없이 다른 선수들이 그 자리서 뛰고 있다. 자기 포지션이 아닌 만큼 원래 뛰던 선수들보다 전술적, 그리고 움직임, 대인 마크 모두 부족하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그런 만큼 상대에게 뚫렸다고 해서 걱정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인 것은 확실하다. 수비가 흔들리지 않아야만 공격에서도 안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즌 개막 후 전북이 단 한 번도 무실점 경기를 하지 못했고, 많은 경기서 선제골을 내준 이후 끌려 갔다는 점이 그 점을 증명한다. 오죽했으면 파비오 대행은 개막 전 '닥수(닥치고 수비)'를 선보일 것이라고 공헌한 사실을 시간을 되돌려 돌아간다면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할 정도였다.
전북으로서는 현재 재활 중인 전광환과 이규로가 빠른 시일 내에 회복해 수비진의 안정화에 힘을 보태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파비오 대행도 이 점을 알고 있다. 그는 "14일 성남전에서 이규로가 복귀할 것"이라며 전북의 수비가 조만간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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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