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찬이의 부상이 없었다면 5선발도 아니었을 것이다. 후배들과 경쟁한다는 마음으로 나도 팀에 공헌하고 자존심을 찾고 싶다”.
투수진 맏형으로서 명성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팀에서도 ‘알아서 스스로 잘 관리하는 투수’라며 신뢰를 비추고 있다. “나는 5선발이다”라는 겸허한 자세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재기의 마음이 강하다는 뜻이다. ‘써니’ 김선우(36, 두산 베어스)가 광주에서 시즌 마수걸이 승리를 노린다.
지난 3일 잠실 SK전에서 시즌 첫 등판을 치렀으나 타선 빈타 속 분전하다 6회 3실점하며 6이닝 4피안타(탈삼진 2개) 3실점 패전을 당한 김선우. 경기 후 김진욱 감독은 “김선우가 어려운 가운데서도 잘 던져줬다”라고 칭찬했으나 선수 본인은 아쉬움이 남은 것이 사실이다.

“지난 시즌이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했다. 그 직전 해에 16승을 올린 만큼 그래도 그에 필적하는 성적은 올려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고. 나 자신을 스스로 옭아맨 것 같았다.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 5이닝 무실점 당시 ‘좀 더 이닝을 소화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도 있지만 이미 지난 일이지 않은가. 이제는 2013시즌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내 모습을 제대로 보여드리는 것이 우선이다”.
이전부터 김선우는 “젊은 에이스들이 선발진의 주축이 되고 나는 그들의 뒤에서 돕는 역할을 맡고 싶다”라고 밝혀왔다. 그러나 현재 두산 마운드에서 김선우의 꾸준한 활약이 절실하다. 지난해 5선발 김승회(롯데)의 보상선수 이적과 이용찬의 팔꿈치 수술, 켈빈 히메네스의 복귀 무산에 따른 새 외국인 좌완 개릿 올슨의 리그 적응 등 선발진의 변화와 공백이 많다. 김선우가 빠지면 두산 선발 로테이션에는 한 자리 그 이상의 공백이 생긴다.
스스로도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 만큼 김선우는 올해 전지훈련은 예년보다 더욱 힘을 기울였다. 고질적인 무릎 통증으로 러닝을 삼가던 김선우였으나 이번에는 무릎 상태도 끌어올려 러닝으로 경기 체력을 가능한 최대화하고자 노력했다. “좋은 후배들이 많이 떠올라 5선발이라는 마음으로 시즌을 준비했다”라는 김선우였으나 준비 과정은 그 어느 해보다 더욱 알찼다.
김선우의 지난해 광주 구장 성적은 1승 1패 평균자책점 0. 지난해 7월 4일 KIA전에서 윤석민과 선발 맞대결을 펼쳐 8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1실점 비자책 완투패를 당한 것이 평균자책점 0에도 1패를 떠안은 원인이 되었다. 지난 시즌에 비해 올 시즌에는 홍성흔의 가세와 유망주들의 기량 성장으로 타선의 파괴력이 좀 더 올라갔다는 평. 지난해보다 나은 타선 지원을 기대해 볼 법 하다.
“승리는 어떻게 보면 운에 좌우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계투 부하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위기를 넘기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태는 것이 우선이다. 솔직히 올해는 많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 지난해 6승에 그치며 4년 연속 10승 달성에 실패했던 김선우는 올 시즌 재도약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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