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힘 키우기 위해 무거운 아령 들고 있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4.10 10: 40

“선수들 모두 무거운 아령을 들고 있다.”
첫 경험이라는 아령이 유난히 무겁다. 올 시즌 통산 첫 1군 무대에 나서고 있는 NC가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한 채 6연패로 고전 중이다. NC는 9일 LG와 맞붙은 잠실 데뷔전에서 안타 22개 에러 6개가 나온 혼전 끝에 5-9로 패했다. 두 자릿수 안타를 기록했지만 에러 6개 중 4개를 범했다.
경기 전 김경문 감독이 우려했던 것처럼 강추위와 유난히 넓은 잠실구장, 처음 경험하는 천연잔디 등이 모두 NC에 악재로 작용했다. 1회말 첫 수비부터 불안하더니 경기 중반까지 수비는 좌충우돌이었다. 내야진은 빠르게 튀어 들어오는 땅볼을 잡지 못했고 외야진은 포구 위치를 파악하지 못해 상대에게 한 베이스를 더 내줬다. 송구 또한 정확하지 않았다.     

4회초 호투하던 상대 선발투수가 흔들리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응집력을 발휘하며 역전에 성공했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4회말 수비 에러가 빌미가 되면서 곧바로 흐름을 내줬고 반전 없이 상처 속에 잠실 첫 무대를 마쳤다.
김경문 감독은 시즌 초 NC의 이 같은 시련을 ‘아령을 들고 있다’고 바라봤다. FA 계약과 특별지명을 통해, 그리고 방출선수들을 영입하며 1군 경험자들을 엔트리에 넣긴 했지만, 그래도 NC 선수들 대다수가 프로 1년차다. 한 차원 높은 수준의 야구에 적응함과 동시에 6개월 동안 매주 6경기를 치르는 대장정을 버텨내기란 힘들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은 “지금도 그렇지만 처음 팀을 맡았을 때 선수들 대부분이 중학생이나 고등학생 같았다. 역시 아직은 힘이나 스피드가 프로수준은 아니다”고 말하면서도 “1, 2년이 지나면 몰라보게 달라질 것이다. 매 년 마무리훈련과 스프링캠프 등을 마치고 나면 체격도 커지고 이기는 방법도 터득할 것이다. 지금은 야구가 참 어려워도 많이 아프면서 성장하리라 본다”고 전망했다.
지난 5년 동안 포스트시즌 진출 팀이 5팀으로 한정되어 있을 만큼, 프로야구는 하위권 팀들이 아무리 애를 써도 좀처럼 상위권 팀들을 잡지 못하는 판국으로 흘러가고 있다. 상위권 팀은 자리를 지키고 정상에 오르기 위해 매 년 시스템을 더 체계화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때문에 아무리 하위권 팀이 개혁을 외치고 쇄신에 들어가도, 당장 효과를 보기가 힘든 현실이다.
 
기존 구단도 힘겨워하는 상황에서 NC의 고전은 어쩌면 당연하다. 김경문 감독 역시 당장 결과에 신경 쓰기보다는 과정을 냉철하게 분석 중이다. 김 감독은 “올해 우리 팀은 많이 맞을 것이다. 많이 맞아봐야 결국 지지 않는 맷집도 생긴다. 그러면서 차차 강팀이 되는 것이다”며 무거운 아령을 들고 있는 NC 선수들이 단단해질 미래를 그리고 있다.
NC가 10일 상대하는 LG의 선발투수는 리그 최고의 파이어볼러 레다메스 리즈다. 대다수의 NC 선수들이 여태 전혀 보지 못했던 빠른 공과 마주하게 된다. 결국 이 또한 무거운 아령으로 다가올 것이다. 한 번에 들지 못할 수도 있지만, 훗날 150km의 공도 가볍게 받아치는 데 필요한 과정이 될 것이다. 분명 여전히 추운 날씨처럼, NC의 봄도 아직 찾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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