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를 만회하는 깔끔한 레이저빔 송구였다.
'추추트레인' 신시내티 레즈 외야수 추신수(31)가 이적 첫 보살을 기록하며 수비에서도 한 몫 했다. 추신수는 1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원정경기에 1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장, 4타수 2안타로 4경기 연속 멀티히트와 6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시즌 타율은 무려 3할9푼4리.
하지만 이날 타격 못지 않게 인상적이었던 게 바로 수비였다. 지난 9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 실책 2개를 범하며 수비에서 곤혹을 치른 추신수였지만 더스티 베이커 감독의 믿음 아래 변함없이 중견수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추신수는 3회와 4회 두 번이나 정면으로 향하는 라이너성 타구를 침착하게 쫓아가 캐치했다. 랜스 린과 맷 카펜터의 타구 모두 살짝 빗맞아 드라이브가 걸렸지만 타구를 바라보며 쫓은 뒤 정확하게 캐치하며 불안감을 지웠다.

결국 6회말 수비에서 추신수다운 모습이 나왔다. 5회까지 퍼펙트로 세인트루이스 타선을 봉쇄한 선발 브론슨 아로요가 갑작스럽게 흔들리며 1-3으로 역전됐고, 계속해서 2사 2·3루로 위기가 이어졌다. 여기서 카를로스 벨트란이 또 중전 안타를 때렸다. 그 사이 3루 주자 존 제이는 여유있게 홈인.
하지만 2루 주자 카펜터의 추가 득점은 추신수가 허락하지 않았다. 벨트란의 타구를 잡자마자 추신수는 짧게 투스텝을 밟은 뒤 힘차게 홈으로 송구했다. 추신수의 송구는 다이렉트로 홈에 향했고, 포수 라이언 해니건이 위치한 곳에서 잡는 순간 카펜터는 거의 자동으로 태그아웃됐다. 완벽한 홈송구로 대량 실점을 막았고, 투수 아로요도 손을 들어 추신수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신시내티 이적 후 좀처럼 보여줄 기회가 없었던 추신수표 레이저빔 송구가 드디어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추신수는 신시내티 이적 때부터 중견수로는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다. 9일 경기에서 실책 2개를 범하며 심리적으로 위축될 법도 했다. 하지만 추신수는 이날 경기에서 흔들림없는 수비에 강한 송구와 보살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경기 후 추신수는 "원래 홈으로 던지려는 게 아니었다. 커트하려던 1루수에게 던지려고 했는데 홈으로 던지게 됐다. 실밥이 많이 긁혀서 한 번에 송구가 잘 된 것 같다"며 "수비 실책에 대한 생각은 했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고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빨리 잊고, 더 많은 연습을 하는 것이다. 실수하면 더 연습하면 된다. 잊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시간이 해결해준다. 연습을 통해 자신감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기 추신수의 보살은 메이저리그 통산 50개째다. 2009년 11개와 2012년 14개로 두 자릿수 보살을 기록한 바 있다. 투수 출신답게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정확한 송구 능력을 자랑한다. 그의 트레이드마크 중 하나이지만 추신수는 "개인적인 기록 같은 것을 카운트하지는 않는다. 큰 의미를 모르겠다"며 기록보다 플레이 자체에 의미를 뒀다.
waw@osen.co.kr
세인트루이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