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보다 강한 분노, 스크린 달군다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3.04.10 15: 12

때로는 힐링보다 분노의 힘이 클 때가 있다. 4월, 관객들의 '분노지수'를 높이는 영화들이 등장해 스크린을 달군다. 18일 나란히 개봉하는 두 편의 영화가 그 작품들이다. 사회적 약자가 힘 있는 자들에게 처절하게 당하는 모습은 관객들의 '화'를 돋우기 충분하다. 
영화 '공정사회'는 40일간의 실제 추적 실화를 바탕으로 공정하지 못한 세상에 강렬한 일침을 가하는 작품. 보험회사에 다니며 10살 딸아이를 홀로 키우는 그녀(장영남 분)가 사회의 온갖 편견과 무관심에도 불구하고 딸을 유린한 성폭행범을 잡기 위해 40일간 고군분투하며 범인 찾기에 나서고 결국 그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범인을 단죄하는 복수극이다.
짓밟힌 한 소녀를 방관하는 등장인물들 사이에서 홀로 고군분투하는 '아줌마'의 모습은 다이나믹한 편집과 함께 분노와 동정, 슬픔을 안긴다. 하지만 영화는 이에 그치지 않고 마지막 통쾌한 복수를 보여주며 보는 이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긴다. 

영화는 '해운대', '통증'의 프로듀서로 입지를 다진 이지승 감독의 데뷔작으로, 실제 딸을 유린한 성폭행범을 40일간의 추적 끝에 자신의 손으로 직접 잡은 엄마의 실화를 바탕으로 출발했다.
그런가하면 '연예계 성상납'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법정 드라마 영화 '노리개'는 한 여배우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비극 앞에서 한 열혈 기자와 여검사가 진실을 쫓아 거대 권력집단과의 싸움을 벌인다는 내용을 그렸다. 관객들에게 상상 이상의 충격을 안겨주는 데 이는 먹먹한 슬픔으로까지 이어진다. 성폭력 문제를 고발하며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고 법률 제정까지 이끌어냈던 '도가니', 영화 '돈 크라이 마미'의 뒤를 이을 작품이라는 평.
'도가니'가 장애인에 대한 성추행 실화를 영화화하며 약자에 대한 성폭력을 공론화했다면 '노리개'는 화려한 연예계 이면에서 한 여성의 인권이 철저히 유린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실제 사건도 떠올리게 만드는 이 영화는 누군가는 알려야만 하고, 또 누군가는 반드시 알아야만 하는 이야기를 법정드라마라는 구성을 빌려 드라마틱하게 전달한다.
이 작품들은 우리 사회에 감춰졌던, 그리고 숨겨졌던 성폭력 문제들이 대두되면서 다시금 사회적 경각심을 일깨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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