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스 베네블(56) SK 타격코치의 얼굴에 하루 종일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팀이 연승을 달리고 있기도 하지만 이유는 또 있었다. 바로 이억만리 떨어진 미국에서 들려온 아들 윌 베네블(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홈런 소식 때문이었다.
베네블 코치의 아들은 윌은 10일(한국시간) 펫코파크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홈경기에서 우익수 및 2번 타자로 선발 출장해 3타수 2안타(1홈런) 2볼넷 4타점으로 맹활약했다. 특히 첫 타석이었던 1회에는 1사 1루에서 다저스 선발 조시 베켓을 상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시즌 첫 홈런포를 쏘아 올리기도 했다. 이 경기는 한국의 한 케이블 스포츠 TV를 통해 방송을 타며 국내 팬들에게도 소개됐다.
SK 선수들의 타격훈련을 지켜본 뒤 취재진과 만난 베네블 코치는 아들의 경기를 봤느냐에 대한 질문에 고개를 끄덕거리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베네블 코치는 “아들이 4타점을 올린 것은 올 시즌 처음이다”면서 “파드레스가 항상 초반에는 부진한 슬로 스타터다. 매년 그렇다. 다만 이번 홈 개막전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고 현지 소식까지 함께 전달했다.

아들이 뛰고 있어서 그럴까. 베네블 코치는 샌디에이고 소식에 정통했다. 펜스를 앞으로 당겼다는 것도 취재진에게 친절히 설명했다. 펫코파크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악명 높은 투수 친화적 구장이다. 그러면서 베네블 코치는 “내 아들의 홈런은 원래 담장 위치라고 해도 넘어갔을 것”이라고 자랑스러워했다.
그렇다면 부자는 얼마나 연락을 자주할까. 멀리 떨어져 있고 시차의 차이 때문에 많은 연락을 주고받지 못할 법도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했다. 베네블 코치는 “우리 부자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우애가 매우 깊다”면서 “연락을 자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들과 관련된 이야기를 한 뒤 다시 코치실로 들어가는 베네블 코치의 발걸음은 가벼워보였다. 세상의 모든 아버지는 다 똑같은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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