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했더라면 투수 운용이 달라졌겠지. 그러나 배워가는 과정의 선수들 아닌가. (양)현종이도 잘 던져줬고”.
후반 완패의 아픔. 그러나 감독은 긍정적인 생각으로 배워가는 투수들의 시련 속 성장을 바랐다. 선동렬 KIA 타이거즈 감독이 7점 차 패배 속 난조를 보였던 신예 좌완 임준섭(24)과 신인 잠수함 박준표(21)에 대한 은근한 애정을 나타냈다.
선 감독은 10일 광주 두산전을 앞두고 덕아웃에서 전날(9일) 4-11 패배 경기를 복기했다. 선발 임준섭이 1⅓이닝 4실점으로 무너진 뒤 두 번째 투수 양현종의 4⅔이닝 3피안타 무실점 호투 속 7회 나지완과 최희섭의 밀어내기 사사구로 4-4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8회 홈런 세 개를 허용하는 등 7실점하며 패하고 말았다. 시즌 초반 필승조로 뛰던 박준표는 8회초 양의지와 고영민에게 연속타자 홈런을 허용하며 2실점했다.

이날 임준섭과 박준표는 모두 시즌 초반 상승세를 뒤로 하고 1군 데뷔 첫 실점을 기록했으며 박준표는 패전까지 떠안았다. 그러나 앞으로 던졌던 공보다 던질 공이 많은 투수들. 팀의 미래를 위해 키워야 하는 선수들인 만큼 선 감독은 그들을 질책하기보다 감쌌다.
“배워가는 과정이지 않는가. 역전에 성공하지 못한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현종이가 잘 던져주며 반격 기회를 맞기도 했고 동점까지 만들었으니 후회는 하지 않는다. 그리고 임준섭과 박준표 모두 팀을 위해 커줘야 하는 투수들이지 않은가”. 향후 팀의 좌완 선발과 필승 계투가 될 만한 투수들이 당장의 달콤함보다 미래를 위한 쓴 약을 마셨다는 데 더 의미를 둔 선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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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