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스틸러스가 안방에서 산프레체 히로시마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포항은 10일 포항스틸야드서 열린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G조 조별리그 4차전 홈경기서 히로시마와 1-1로 비겼다. 후반 16분 이시하라 나오키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5분 뒤 황진성이 곧바로 만회골을 터트리며 귀중한 승점 1점을 획득했다.
이날 무승부로 1승 3무(승점 6점)를 기록한 포항은 2위에 자리했다. 뒤이어 열린 경기서 베이징 궈안(이상 승점 5)을 1-0으로 제압한 부뇨드코르(승점 8)가 조 선두에 올랐다. 1무 3패(승점 1)를 기록한 히로시마는 남은 2경기에 상관없이 16강 탈락이 확정됐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4-2-3-1 전형의 꼭지점에 배천석을 필두로 고무열 황진성 노병준으로 하여금 뒤를 받치게 했다. 황지수와 이명주가 중원에서 짝을 이뤘고, 포백 라인은 왼쪽부터 김대호 김원일 김광석 신광훈이 형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신화용이 꼈다.
반면 히로시마는 지난 시즌 J리그 득점왕 사토 히사토를 앞세워 포항의 골문을 노렸다. 적진에 2명의 한국인이 눈에 띄었다. 런던 올림픽 동메달 주역 황석호와 청소년 대표 출신 박형진이 히로시마 수비진의 한 축으로 선발 출장했다.
경기는 초반부터 포항의 의도대로 흘러갔다.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수 차례 기회를 만들어내며 주도권을 잡았다. 전반 1분 만에 아크서클 바로 앞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하지만 황진성이 왼발로 감아 차 올린 공은 수비 벽에 맞고 나오며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 13분에는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배천석이 머리에 정확히 맞혔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전반 20분에도 황진성의 침투 패스를 고무열이 터닝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대를 살짝 비껴갔다.
2분 뒤에는 포항셀로나의 진가가 유감없이 발휘됐다. 아기자기한 패스로 페널티 박스 안까지 진입에 성공했고, 배천석이 감각적인 힐패스를 고무열이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갔다.
히로시마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전반 27분 황석호의 발에서 시작된 공격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유기적인 패스로 연결되며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마지막 슈팅이 빗맞으며 포항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반격에 나선 포항은 전반 종료 직전까지 공격의 고삐를 더욱 당겼다. 하지만 전반 30분과 42분 노병준의 위협적인 오른발 슈팅이 골대를 외면한 데 이어 전반 44분 배천석의 회심의 왼발 슈팅마저 골대를 튕기며 후반을 기약했다.
포항의 공격이 후반 초반부터 불을 뿜었다. 후반 1분 황진성의 날카로운 왼발 중거리 슈팅이 간발의 차로 골문을 벗어나더니 후반 8분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잡은 노병준의 회심의 슈팅이 두 번이나 날렸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눈물을 삼켰다.
지속적으로 두드려도 골문이 열리지 않자 황선홍 감독은 비기를 꺼내 들었다. 후반 13분 노병준 대신 '포항의 메시' 조찬호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와중 불의의 일격을 맞았다. 후반 16분 프리킥 위기에서 오프사이드 트랩을 썼지만 이시하라 나오키에게 왼발 선제골을 허용했다.
하지만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후반 21분 조찬호의 1차 슈팅이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지만 문전으로 쇄도하던 황진성이 재차 밀어넣으며 기어코 1-1 동점을 만들었다.
승점 3점을 따내기 위한 포항의 파상 공세가 시작됐다. 후반 33분 이명주의 중거리 슈팅이 골키퍼의 손에 걸렸고, 2분 뒤 김대호의 헤딩 슈팅은 간발의 차로 골문을 벗어났다.
도리어 히로시마의 반격이 만만찮았다. 포항이 공격에 치중하는 사이 위협적인 카운터 어택으로 포항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포항은 경기 종료 직전까지 히로시마의 골문을 노렸지만 결국 소득을 올리지 못한 채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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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