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G 무패' 포항, 그럼에도 맘껏 웃지 못한 이유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3.04.11 08: 30

올 시즌 9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는 포항 스틸러스가 시원스레 웃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올 시즌 K리그 클래식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통틀어 유일하게 패배가 없는 팀이 있다. 9경기를 치르는 동안 4승 5무의 호성적을 거뒀다. 그렇다고 걸출한 외국인 선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 K리그 명문 포항의 이야기다.
올 시즌 초반 흐름은 그저 놀랍기만하다. 외국인 선수 없이 '신토불이'와 '포항셀로나' 축구로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클래식 2위(3승 2무)를 질주하고 있고, ACL 조별리그서(1승 3무)도 선전을 펼치고 있다.

신은 공평하다. 세상에 완벽한 팀은 없다. 산프레체 히로시마전서 숱한 과제를 남겼다. ACL 첫 판이었던 베이징 궈안전 이후 가라앉았던 결정력 부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포항 스틸러스는 지난 10일 포항스틸야드서 열린 2013 ACL G조 조별리그 4차전 홈경기서 산프레체 히로시마와 1-1로 비겼다. 후반 16분 이시하라 나오키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5분 뒤 황진성이 곧바로 만회골을 터트렸다.
내용만 놓고 보면 흠잡을 데 없는 정말 완벽한 경기였다. 100% 전력이 아니었다고는 하지만 지난 시즌 J리그 챔피언 히로시마를 상대로 모든 면에서 압도했다. 포항이 수놓는 패스 플레이를 보고 있노라면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였다.
허나 결과에서는 못내 아쉬움을 남겼다. 승점 3점을 획득했다면 16강행의 8부 능선을 넘을 수 있었다. 승점 1점을 획득했지만 썩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다. 경기 내내 주도권을 놓지 않았고, 문전에서 수 차례 기회를 잡았지만 결정력 부족과 선제골 허용 징크스라는 벽에 부딪혔다. 강행군으로 인한 체력 저하도 발을 무디게 만들었다. 회심의 슈팅은 번번이 골문을 외면하거나 상대 수문장의 선방에 막혔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서 "결정력이 아쉽고, 내용에 비해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다"면서 "체력적인 부분은 상당히 고민이 많다.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A, B플랜을 짜놨다. 선수들의 컨디션을 보고 결정할 생각"이라며 대비책을 밝혔다.
분명 긍정적인 부분도 발견했다. 선제골을 내주고도 포항의 색깔을 끝까지 펼쳐보였다. 황 감독도 "아직도 완벽하지는 않지만 선제골을 내줘도 당황하지 않고 만회하려고 했다. 지고 있더라도 우리만의 축구 색깔을 잃지 않은 것은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포항(승점 6)은 오는 23일 베이징 궈안(승점 5) 원정길을 떠나 조별리그 5차전을 치른다. 승점 3점을 따낸다면 조별리그 최종전인 부뇨드코르(승점 8)와 홈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자력으로 16강 진출을 확정짓는다.
관건은 앞선에서 방점을 찍어주느냐다. 공격수들의 집중력과 황 감독의 지혜가 아우러져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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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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