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팬도 응원하는 한화-NC, ‘투지를 보여줘’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4.11 08: 08

상위 7팀이 모두 승률 5할 이상이다. 아직 시즌 초반에 불과하지만 남은 두 팀은 각각 7전 전패, 9전 전패로 시즌 마수걸이 승리를 신고하지 못했다. 승수 쌓기 제물이 되며 벌써부터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한화 이글스와 신생팀 NC 다이노스의 납득 가는 시즌 첫 승은 언제쯤 이뤄질까.
지난 10일 한화와 NC는 또 패하고 말았다. 지난 4년 간 8868을 찍은 한화는 지난 10일 디펜딩 챔프 삼성에 0-4로 패하며 9패 째를 당했다. 프로야구 9번째 구단으로 1군 문지방을 넘은 NC는 잠실 LG전에서 추격전을 벌였으나 결국 5-7로 패하고 말았다. 승률 0 공동 최하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두 팀이다.
경기력 자체가 다른 7개 팀과 비교해 많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 한화의 팀 평균자책점은 7.18로 8위 NC(5.40)에 비해 2점 가까이 높다. 경기를 만들어가는 투수력에서 크게 떨어진 것이 한화가 밀려버린 이유다. NC는 팀 타율 최하위(2할3푼5리)에 최다 실책(13개)을 기록 중이다. 한화의 팀 피안타율은 3할4리로 높고 NC의 보이지 않는 실책까지 감안하면 승산 높은 부분에서 가장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화와 NC가 본의 아니게 깔려버리는 바람에 상위 7팀의 초반 레이스가 1경기, 1경기마다 휙휙 바뀌고 있다. 9일까지 공동 3위(6승 3패)였던 두산과 넥센은 10일 각각 KIA와 SK에 패했다. 한 경기 씩 패했을 뿐인데 이들의 순위는 공동 3위에서 공동 6위로 자유낙하했다. 홀수 구단 일정으로 승률제에서 변화무쌍하기도 했는데 상위 7팀 중 SK, 두산을 제외한 5팀이 한화, NC를 상대로 승리를 쏙쏙 챙겨갔다. 공동 6위팀의 승률이 5할5푼6리로 높은 현상도 워낙 양극화 현상이 심하기 때문이다.
이 현상이 계속되면 프로야구 경기력 수준 차이도 어마어마해지며 팬심까지 냉각될 수 있다. 무엇보다 한화, NC 팬들의 상실감이 클 것이다. 어느 누구도 좋아하는 팀이 자명하게 지는 경기를 돈 주고 직접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직접 뛰는 선수 입장에서는 크게 자존심이 상할 법한 일이다. 역대 최고 승률 포스트시즌 탈락팀 가능성과 ‘보이지 않는 1,2부 리그화’라는 이야기가 떠도는 것도 한화와 NC에게는 반갑지 않다.
급기야 대구구장에서는 한화를 응원하는 삼성팬들의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들의 각성과 경기력 끌어올리기다. 명색이 프로야구 선수들. 그러나 이기지 못하는 프로라면 그만큼 자존심이 상하고 격분하며 자신을 담금질해야 한다. ‘안 될 꺼야’라는 마음보다 ‘반드시 이긴다’라는 투지가 절실한 때다.
아직 9개 팀이 모두 10경기 미만을 소화한 상태다. 그러나 일찍부터 ‘뜯기는 팀’이라는 낙인이 찍혀 경기력을 높이지 못한다면 프로야구 자체의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 프로야구 흥행 위기의 주범으로 자신이 저지르지 않는 패착 누명까지 모두 뒤집어 쓰지 않으려면 한화, NC의 분발은 반드시 필요하다.
farinell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