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힐링대신 분노로 관객들을 자극하는 영화들이 등장하는데, 공통점은 배우 마동석으로 통한다는 점이다. 4월 스크린은 관객들의 분노지수를 높이며 다시금 경각심을 일깨울 전망. 18일 나란히 개봉하는 두 편의 영화가 그 작품들이다. 특히 마동석은 그 안에서 극과 극의 모습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영화 '공정사회'는 40일간의 실제 추적 실화를 바탕으로 공정하지 못한 세상에 강렬한 일침을 가하는 작품. 보험회사에 다니며 10살 딸아이를 홀로 키우는 그녀(장영남 분)가 사회의 온갖 편견과 무관심에도 불구하고 딸을 유린한 성폭행범을 잡기 위해 40일간 고군분투하며 범인 찾기에 나서고 결국 그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범인을 단죄하는 복수극이다.
극 중 마동석은 짓밟힌 한 소녀를 방관하는 인물 중 한 명인 경찰을 맡아 관객들의 화를 돋운다. 스스로 "불의를 보면 아주 잘 참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등장인물들 사이에서 홀로 고군분투하는 '아줌마'의 모습은 다이나믹한 편집과 함께 분노와 동정, 슬픔을 안긴다.

그런가하면 '연예계 성상납'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법정 드라마 영화 '노리개'에서는 관객들의 감정 이입을 이끌며 생애 첫 원톱주연으로 나섰다.
영화는 한 여배우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비극 앞에서 한 열혈 기자와 여검사가 진실을 쫓아 거대 권력집단과의 싸움을 벌인다는 내용을 그렸다. 관객들에게 상상 이상의 충격을 안겨주는 데 이는 먹먹한 슬픔으로까지 이어진다. 성폭력 문제를 고발하며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고 법률 제정까지 이끌어냈던 '도가니', 영화 '돈 크라이 마미'의 뒤를 이을 작품이라는 평.
'도가니'가 장애인에 대한 성추행 실화를 영화화하며 약자에 대한 성폭력을 공론화했다면 '노리개'는 화려한 연예계 이면에서 한 여성의 인권이 철저히 유린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실제 사건도 떠올리게 만드는 이 영화는 누군가는 알려야만 하고, 또 누군가는 반드시 알아야만 하는 이야기를 법정드라마라는 구성을 빌려 드라마틱하게 전달한다.
영화 속 마동석은 사건을 집요하게 추적하는 이장호 기자로 분해 이전과는 또 다른 새로운 연기를 펼쳐보인다. 마동석은 실제 기자들의 리포팅을 연구하며 입에 붙지않는 말투나 대사를 최대한 자연스럽게 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끈질긴 열정으로 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그의 모습에서 관객들은 그나마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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