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커플 연애 가능할까?
SBS 수목드라마 ‘내 연애의 모든 것’(이하 내연모, 극본 권기영, 연출 손정현)이 극과 극 성향을 지닌 두 남녀를 내세워 이들의 연애 스토리를 예고하고 있어 흥미롭다.
‘내연모’는 여아(與野) 정치인 김수영(신하균 분)과 노민영(이민정 분)의 비밀연애 이야기를 그리는 로맨틱 코미디물로, 극 초반인 현재는 두 사람이 언론법 날치기 통과 사건을 계기로 인연을 맺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수영은 소화기를 휘둘러 민영을 병원에 입원시키고, 그로 인해 자존심이 제대로 상한 수영의 까칠함과, 꾀병을 부리고 있다며 수영을 비난하는 민영의 입바른 소리가 맞붙으며 티격태격이 핵심인 로맨틱 코미디의 맛을 살리고 있다.
좌와 우, 여와 야라는 극과 극 캐릭터로 설정돼 있지만 수영과 민영은 성향 자체로도 정 반대에 놓인 인물들이다. 명문대 출신에 법관 경력, 그렇게 해서 정치권에 입문한 수영은 엘리트코스만 밟아온 콧대 높은 자존심으로 면을 세우지 못하는 일은 절대로 못하는 캐릭터. 가슴으로 느끼기 보다는 머리로 생각하는 게 우선이고, 그러다 보니 감정 문제로 벌어지는 현안에 진절머리를 친다. 무엇보다 수영은 우파 정치인이라기 보다는 개인적 성향이 강한 인물로 일반 대중으로부터 자기를 분리한다. 스스로는 대중 보다 뛰어난 우월감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보다는 타인과 섞이지 못하는 게 더 맞다.
반면, 민영은 뜨거운 가슴으로 살아가는 인물.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눈 뜨고 코 베어 가는 세상에 대한 분노감을 동력 삼아 사방팔방을 누빈다. 힘 있는 자들이 그렇지 못한 이들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며 더 좋은 사회를 부르짖는다. 정의에 죽고 사는, 진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소화기 테러까지도 감행하는 저돌적 인물이다.
극과 극 성향을 지닌 이 두 사람은 ‘내연모’에서 앞으로 사랑의 감정을 싹틔우며 국회에서 비밀연애를 펼치게 된다. 로맨틱 코미디의 기본인 완전히 다른 두 인물이 어떻게 가까워지고 또 변해 가는지를 지켜 보는 게 ‘내연모’에 대한 관전 포인트. 특히 ‘내연모’는 캐릭터물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정반대 성향을 지닌 두 인물의 모습을 다소 과장됐지만 밉지 않게 소화하는 신하균과, 저돌적임에도 사랑스러움을 잃지 않고 표현하는 이민정으로 인해 보는 재미를 더한다.
다만 국회에서 벌어지는 정치 관련 사안이 다소 희화화 돼 등장하는 건 아쉽다. 민영과 수영 외 인물에게도 정치꾼이 아닌 제대로 된 정치인의 모습이 필요할 듯 싶다. 두 주인공에 맞선 주변 인물들의 희화화는 오히려 주인공 민영을 현실감각 제로에 오버하는 비호감 캐릭터로 전락시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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