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단의 심장 발매 이후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와 주요 e스포츠 주체들이 합심해서 만든 스타크래프트2 챔피언십 시리즈(이하 WCS)가 지역 결정 문제로 뜨거운 감자가 됐다. 프리미어리그 시드가 없가나 조기탈락한 정상급 프로게이머들이 불리한 조건인 한국지역을 자연스럽게 외면했다.
WCS가 시작부터 삐꺽거리고 있다. 대회 운영에 허점을 드러내며 시작부터 잡음을 내고 있다. GSL 우승자 출신인 임재덕 정종현 문성원 장민철 최성훈 등이 자신의 텃발이었던 한국 대신 미국과 유럽을 선택했다. 이미 미국팀에 진출한 최성훈을 제외한 다른 선수들은 시즌1 성적 자체가 빠져버리는 부담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해외지역으로 시선을 돌렸다. 덩달아 EG 팀리퀴드 등 해외 팀들도 자연스럽게 해외 지역을 택했다. EG로 임대된 이제동 또한 WCS 출전지역을 미국으로 지정했다.
GSL 최초3회 우승자 임재덕 4회 우승자 정종현, 프로토스 유일의 2회 우승자 장민철 등 한국을 포기한 선택은 충격이다. 임재덕은 미국으로, 정종현 장민철은 유럽으로 지역을 설정했다.

아울러 '스칼렛' 샤샤호스틴(에이서) '스테파노' 일리에 사투리(EG) 등 GSL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해외 유명 프로게이머들도 미국과 유럽 등 자신의 거주지역으로 출전 지역을 설정하면서 한국 WCS 지역대회인 GSL 일정을 포기했다. 자유의날개 시절 글로벌 스타2 대회로 각광받던 GSL이 천덕 꾸러기 신세가 된 셈이다.
물론 WCS에 대한 가치는 높다. WCS는 한국, 미국, 유럽 3개의 지역 리그를 통해서 세번의 시즌을 거쳐 오는 11월 열리는 블리즈컨에서 그랜드파이널을 벌인다. 총상금 규모는 무려 160만 달러(약 18억원)이다. 세계 최강의 프로게이머라는 명예도 뒤따르게 된다.
해외지역을 선택한 선수들에 대한 팬들의 비난여론도 거세다. "리그를 대표할 만한 선수들이 팬들 생각을 너무 하지 않은 것 같다. 실망스럽다" "해외팀도 아닌데 꼭 해외리그를 선택해야 하느냐" 라며 질타하고 있다.
하지만 WCS 관련 한국지역에 대한 문제점도 분명히 드러난 것이 사실. 예선전인 챌린저리그부터 시작하는 미국 유럽지역과 달리 한국은 사실상 WCS가 프리미어 리그부터 시작한다. 쉽게 말해서 GSL 코드S에 진출한 32명을 제외하면 나머지 선수들은 3시즌이 아니라 2시즌 동안 WCS 출전 포인트를 획득해야 한다.
출전권 경쟁이 제일 치열한 한국지역에서 한 번의 도전 기회를 버리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는 관계자들과 선수들의 반발도 큰 것이 사실. 지역을 외국으로 설정할 경우 비용이 부담스럽지만 올라갈 수 있는 기회 자체를 포기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LG IM 강동훈 감독은 "북미 지역이나 유럽 지역과 달리 한국은 기존 대회의 시드를 그대로 안고 출발해야 합니다. 공정한 경쟁이 되지 않는 거죠.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공정한 경쟁을 위해서 해외 지역을 선택했습니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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