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구 1위' 추신수, 왜 몸에 맞는 볼이 많을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4.11 10: 34

몸에 자석이라도 붙어 있는 것일까. 
신시내티 레즈 외야수 추신수(31)가 개막 9경기에서 벌써 5개의 몸에 맞는 볼을 기록했다. 추신수는 1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원정경기에 1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장, 2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볼넷과 몸에 맞는 볼을 1개씩 얻어내 두 번이나 출루했다. 타율 3할7푼1리에 출루율은 5할1푼1리나 된다. 
특히 6회 선두타자로 나와 시즌 5번째 몸에 맞는 볼을 당했다. 지난 2·4일 LA에인절스전에서 개막 2경기 연속 사구를 맞은 추신수는 6~7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도 2경기 연속 사구를 기록했다. 이어 최근 3경기에서 몸에 맞는 볼 없이 넘어갔으나 이날 4경기 만에 또 다시 공을 몸에 맞았다. 

2경기에 하나꼴로 몸에 맞는 볼을 기록한 추신수는 빅리그 전체를 통틀어 1위에 올라있다. 이 부문 2위 트레버 플루프(미네소타)가 3개라는 걸 감안하면 추신수의 몸에 맞는 볼은 압도적이다. 최근 10년간 메이저리그 최다 사구는 지난 2004년 크레이그 윌슨이 기록한 30개. 지금 페이스대로라면 30개도 충분히 가능한 페이스다. 
추신수는 140경기 이상 뛴 2009-2010-2012년에도 사구가 각각 17개·11개·14개로 공동 3위·14위·6위에 올랐다. 메이저리그 통산 사구가 60개로 현역 선수 중 공동 37위. 추신수 위로 나이가 적은 선수는 1살 어린 프린스 필더(95개) 뿐이다. 그만큼 공을 많이 맞고 있다. 
몸에 맞는 볼이 많다는 건 기본적으로 강타자라는 것을 의미한다. 현역 시절 당대 최고의 타자로 명성을 떨친 김응룡 한화 감독은 "몸에 맞는 볼이 많은 선수들을 보면 거의 다 잘 치는 타자들이다. 몸과 하체가 끝까지 버티고 있다가 치는 타자들이기 때문에 볼을 잘 보고, 사구도 많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추신수가 바깥쪽 코스 공략에 능하다는 점도 사구가 많은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된다. 추신수는 올해 안타 13개 중 5개가 좌측으로 밀어친 타구다. 우측으로 당겨친 건 1개 뿐이다. 추신수는 "난 원래부터 밀어 치는 스타일이다. 그러다 보니 몸쪽 승부가 많이 오는 것 같다"고 했다. 바깥쪽을 잘 치는 타자에게는 몸쪽 승부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추신수는 지난해에도 스트라이크존을 9개로 분할했을 때 바깥쪽 높은 공에 2할9푼3리, 중앙 공에 3할2푼2리, 낮은 공에 3할1푼6리로 강했다. 추신수에게 몸쪽 승부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고, 그 과정에서 투수의 제구가 안 되면 어쩔 수 없이 몸에 맞을 수밖에 없다. 자칫 부상의 위험성에 노출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추신수는 타석에서 두려움없이 공에 맞서며 피하지 않고 있다. 
11일 세인트루이스전 이후 추신수는 사구 통증에 대해 "괜찮다. 몸에는 문제없다"고 자신했다. 추신수의 물러서지 않는 당당함은 그를 더욱 강하게 만들고 있다. 그 어떤 사구도 추신수의 기세를 막을 수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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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루이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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