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루머신’ 추신수, 득점왕 타이틀도 도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4.11 15: 13

신시내티 이적 후 첫 시즌을 맞이하는 추신수(31)의 방망이와 눈이 예사롭지 않다. 비록 시즌 초반이지만 5할이 넘는 출루율을 기록하며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 중이다. 산술적으로는 생애 첫 득점 타이틀에도 도전해 볼만 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추신수는 11일(한국시간)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중견수 및 1번 타자로 출장해 2타수 무안타에 머물렀다. 이전 경기까지 4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했을 정도로 좋은 감을 이어가던 방망이가 한 경기를 쉬어갔다. 그러나 주목할 만한 것은 그 와중에서도 출루율은 종전 5할1푼2리에서 1리만 떨어졌다는 점이다. 안타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두 차례 출루가 있었던 까닭이다.
이날 추신수는 볼넷과 몸에 맞는 공 하나씩을 얻어 출루했다. 타율은 0이었지만 출루율은 5할이었다. 신시내티 이적 후 리드오프로 나서는 추신수의 임무를 생각하면 자신의 몫은 어느 정도 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 와중에 늘어난 기록이 있다. 바로 득점이다. 자신의 뒤에 위치하는 동료들의 지원을 받으며 차곡차곡 홈 베이스를 밟고 있다. 9경기에서 어느새 10점까지 쌓였다.

추신수의 이런 득점 기록은 내셔널리그 공동 2위에 해당되는 기록이다. 1위 맷 카펜터(세인트루이스·11점)과의 격차는 단 1점이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상위권 선수들이 오밀조밀하게 모여있지만 추신수는 그 중에서도 가장 높은 출루율(.511)을 기록 중이라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득점 부문 상위권 선수 중 출루율 5할 이상 선수는 추신수 뿐이다. 전체 출루율도 아드리안 곤잘레스(.536), 칼 크로포드(.519, 이상 LA 다저스)에 이어 3위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라이언 브런(밀워키·108점)은 경기당 0.7점 가량의 득점을 기록했다. 내셔널리그에서 지난해 100득점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브런을 포함해 총 4명(브런, 맥커친, 업튼, 롤린스)이었다. 이를 고려하면 100득점 고지를 넘어서면 득점왕 타이틀에 도전해 볼 수 있다는 예상을 할 수 있다.
경기당 1.11점의 득점을 기록 중인 추신수의 현재 페이스가 시즌 끝까지 이어지기는 어렵다. 그러나 출루율 관리에 신경을 쓴다면 100득점 목표는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추신수는 2010년 4할1리의 출루율을 기록해 아메리칸리그 전체 4위에 오른 기억이 있는데 당시 수치만 나와도 충분히 득점왕에 도전할 수 있다는 평가다.
물론 더 많은 타석에 들어서게 되면 출루율 관리가 쉽지 않아지는 법이다. 여기에 득점왕 경쟁자들 중 동료의 지원 없이 홈런으로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선수들도 더러 있다. 하지만 추신수도 벌써 3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만만치 않은 장타력을 발휘하고 있다. 동료들도 든든하다. 초반 모습을 놓고 봤을 때는 기대를 걸어보기에 충분한 구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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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루이스(美 미주리주)=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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