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DS5', 그 오묘한 매력
OSEN 최은주 기자
발행 2013.04.12 15: 15

지난해 내수시장의 수입차 점유율이 10%를 넘어서자 해외 브랜드들은 국내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중에는 프랑스 감성으로 대표되는 푸조·시트로엥 그룹도 포함된다. 시트로엥은 지난 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자동차로도 유명한 ‘DS’라인의 최상위 모델 ‘DS5’를 들여왔다. 한 국가의 수장이 선택한 차량이 무엇인지 OSEN이 그 궁금증을 풀어봤다.
사진으로 먼저 접했던 ‘DS5’는 직접 만나보니 생각보다 커다란 몸을 가지고 있었다. 차량 전면부부터 후면까지 이어진 측면의 캐릭터라인으로 날렵할 것 같았던 옆라인이 ‘DS’시리즈 특유의 곡선이 더 강조돼 통통해 보인 탓이다. 사진 속에선 날씬했던 그녀가 알고 보니 실물을 보고 약간은 통통한 타입임을 알게 된 기분이라고나 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DS5’의 오묘한 매력은 정면에서 바라봤을 때 헤드라이트 위를 지나 A필러까지 이어지는 크롬라인이 시원하면서도 역동성을 풍긴다는 것. 부드러울 것만 같은 ‘DS5’가 나름의 고집을 가지고 있을 것만 같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검은색 베젤로 마무리하고, 움푹 파인 C자 형태의 안개등이 전체적으로 화려한 ‘DS5’의 얼굴을 조금 정신 없어 보이게 한다는 것. 위로 꺾어 올리기 보다는 가로로 단순하게 마무리 지었다면 깔끔해 보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타사 SUV 모델들에 비해 키가 작다. 눌린 것만 같은 작은 키로 인해 어떤 면으로는 육중해 보이기도 한다. 사람의 시선에는 차이가 있듯이 동행들 중에는 “잘 빠졌다” “튼튼해 보인다”는 의견을 내놓은 이들도 있었다.
실내는 독특하다고 말할 수 있다. 운전석을 중심으로 정면의 핸들과 계기판 부분은 레이싱카 같으며 조수석 사이의 기어박스와 루프의 버튼들은 항공기의 조종석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이 부분이 ‘DS5’ 인테리어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마치 운전자에게 차량 내의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는 권력을 부여한 것 같지만 뒷좌석 창문 개폐부터 세세한 것 하나하나 운전자가 조작해야 한다는 불편함을 동시에 갖고 있다. 특히 기어박스에서 문 안쪽 하단부로 밀려난 음료박스는 러시아워일 때는 제외하고, 주행 중에는 이용할 수가 없다.
또한 IT기기 연결, 라디오 등 미디어 장치를 사용하는 방식들이 트렌드에 뒤떨어지는 감이 있어 한국 소비자로서는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다.
이 외에는 시트부터 내부의 소재, 넓은 각도의 정면 시야 확보까지 다른 부분에 있어서 모자람은 없다.
‘DS5’에 대해 가장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은 우선 그 동안 푸조·시트로엥의 차량들이 가지고 있는 ‘꿀렁거림’이 없다는 것이다. 이는 2000cc 이하의 차량에만 적용되는 MCP 미션 엔진이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 꽉 막히는 시내 주행에도, 속도를 즐길 수 있는 고속도로에서도 불편함과 불쾌함 없이 주행 가능하며 운전에 미숙한 사람도 금세 차에 적응을 할 수 있다.
‘DS5’의 또 다른 특징은 핸들에서부터 전해져 오는 무게감. 신호대기 후 출발 할 때의 묵직함이 다른 차량에 비해 감각적으로 다가온다.
그렇다고 해서 속도감이 떨어진다는 것은 아니다. 고속 주행에서의 움직임은 성난 표범처럼 자유롭다. 안정적으로 상승하는 속도는 디젤차량답지 않은 정숙함과 안정감을 보여준다. 고속주행에서 강하게 드러내는 질주 본능은 ‘DS5’가 왜 차체의 안정성에 신경을 썼는 지 알게 한다. 레이싱카 콘셉트의 운전석은 ‘DS5’가 파워드라이빙이 가능한 차량임을 알게 해준다.
주행 중 깜찍한 놀라움을 안겨 준 ‘소품’은 20km/h 미만의 속도에서도 핸들의 방향에 따라 마치 사람의 눈동자처럼 움직이는 헤드라이트, 핸들을 반대방향으로 꺾지 않아도 3초 후에는 저절로 꺼지는 주행차선 변경 전용 방향 지시등 레버 등이 있었다.
커다란 차체와 레이싱카 같은 핸들이 주차함에 있어서 어려움을 주기도 하지만 ‘DS5’는 충분히 자기만의 매력을 가지고 있는 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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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DS5' 전조등.
'DS5' 센터페시아, 네비게이션의 조작성을 뛰어나나 다른 버튼들은 기대 이하다. 특이한 것은 시동버튼이 아날로그 시계 아래에 위치한 점.
 
'DS5' 운전석.
군더더기 없는 'DS5'의 리어.
'DS5' 후미등. 움푹하게 들어간 부분과 가로 3줄로 들어오는 부분이 점등 시 또 다른 매력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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