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긁히는 날은 류현진”이라는 말이 허언이 아니었다. 강윤구(23, 넥센)이 올 시즌 두 번째 등판에서 좋은 투구 내용을 선보이며 시즌 첫 승 요건을 갖췄다.
강윤구는 11일 문학 SK전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동안 단 4개의 안타를 맞은 반면 삼진은 9개나 잡아내며 2실점(1자책점) 호투를 펼쳤다. 강윤구는 팀이 4-2로 앞선 7회 2사 상황에서 마운드에서 내려가 시즌 첫 승에 한걸음 다가섰다. 시즌 첫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다.
첫 등판이었던 지난 2일 목동 LG전에서 2⅔이닝 7피안타(1피홈런) 4볼넷 2폭투 5실점(4자책점)으로 부진했던 강윤구였다. 고질병인 제구에서 문제점을 드러내며 무너졌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한결 자신감 있는 투구로 SK 타자들의 방망이를 힘으로 압도했다. 최고 145㎞가 나온 직구는 공끝이 살아있었고 130㎞ 중반대에 형성된 슬라이더는 예리한 각을 자랑하며 SK 타자들의 헛방망이를 이끌어냈다.

1·2회를 삼자범퇴로 넘긴 강윤구는 3-0으로 앞선 3회 1사 후 김정훈 박진만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처음으로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다. 이후 정근우에게 볼넷을 내줘 만루에 몰렸다. 그러나 전 경기처럼 흔들리지 않았다. 최근 타격감이 좋은 이명기를 포수 파울 플라이로 잡아낸 강윤구는 최정 타석 때 폭투로 1점을 주긴 했으나 최정 또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실점을 최소화했다. 폭투도 크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 포수 박동원의 미트질이 다소 아쉬웠다.
한 번 위기를 넘기자 더 강인해졌다. 4회부터 6회까지 삼진 4개를 곁들이며 완벽투를 펼쳤다. 특히 상대 중심타자들인 최정 박정권에게 연이어 삼진을 잡아내며 SK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강윤구는 7회 1사 후 조성우에게 안타, 김강민에게 볼넷, 임훈에게 적시타를 맞고 1점을 내줬으나 대타 조인성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마운드를 이정훈에게 넘겼다. 9개의 삼진이 모두 헛스윙 유도일 정도로 힘이 있었다. 투구수는 99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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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