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한 연패의 터널,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한화가 개막 10연패를 당했다. 11일 대구 삼성전에도 지면서 한화는 개막 후 한 경기도 이기지 못했다. 역대 개막 연패기록(2003년 롯데, 12연패)에 접근하고 있으며 김응룡 감독 통산 최다연패와 타이를 이뤘다.
가장 큰 문제는 마운드 붕괴다. 10경기에서 한화는 74실점을 했다. 경기당 7.4점을 내주고 이기기를 바라는 건 힘들다. 바티스타는 최소한의 제 역할을 해 주고 있지만 이브랜드와 김혁민은 아직 불안하고, 나머지 선발과 불펜은 난타당하기 일쑤다.

타선에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경기당 한화 타선은 3득점에 그쳐 NC에 이어 경기당 득점 8위를 기록 중이다. 한화 타선의 문제점은 우타자 일색이라는 점이다. 김태완-김태균-최진행으로 이어지는 클린업트리오는 모두 우타자이며 주전급으로 출전한 선수 가운데 좌타자는 한상훈 뿐이었다. 자연히 타선의 짜임새가 부족해진다.
또한 한화의 대타타율은 0.000. 승부사 김 감독의 대타 작전은 단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대타를 내려고 해도 낼 선수가 마땅치 않다. 승부처에서 대타로 나선 선수들은 번번이 고개를 숙였다.
지금 한화 타선에 아쉬운 건 장성호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신인 송창현과 트레이드돼 롯데로 갔다. 장타력은 예전에 비해 줄었어도 특유의 선구안으로 중심타선에서 기회를 만들어 줄 능력은 충분히 되는 선수다.
사실 그 트레이드는 김 감독의 강력한 요청에 의해 이뤄졌다. 그라운드로 돌아오기 전 제주도에 머물던 김 감독은 제주국제대 소속의 송창현을 봤다. 181cm의 키에 100kg의 당당한 체구를 갖춘 좌완 송창현을 원석이라고 판단한 김 감독은 한화에 오자마자 장성호와 맞바꿨다.
야수 한 명이 팀 성적을 바꿔놓기는 힘들다. 앞선 3년 동안 장성호는 한화에서 타율 2할5푼2리 21홈런 118타점을 기록했다. 그렇지만 그와 맞바꾼 송창현은 1군 등판기록이 없다. 시범경기에서 난타당하며 자신감을 잃었다. 당장 한화에 필요한 건 장성호다.
트레이드의 평가는 시간이 지난 뒤 해야 한다. 잠재능력이 충분한 송창현이기에 차후 한화 마운드를 짊어질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 그렇지만 당장 한화는 장성호가 아쉽고, 롯데는 장성호 덕분에 고민거리 하나를 덜었다. 애초에 등가교환이 힘든 두 선수의 트레이드가 이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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