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줄여 글로벌 팬 겨냥
비트 중심 곡 히트 어려운 국내 성적 관심
12일 공개된 싸이의 신곡 '젠틀맨(Gentleman)'은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정조준한 것으로 보인다.

스토리가 살아있는 어려운 랩 가사 대신 쉬운 단어에 운율을 붙여 국적에 관계 없이 많은 사람들이 따라부를 수 있게 신경 쓴 흔적이 돋보였다. 노래 전반에 흐르는 신나는 비트는 여전했지만 가사를 대폭 줄여 비트에 보다 더 몸을 실을 수 있게 했다.
이번 곡은 싸이 본인과 요즘 남자들에 대한 성찰이 담겨있는 내용. '마더 파더 젠틀맨(mother father gentleman)'을 강조, 비속어를 비틀고 야릇한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가사를 담았다. '강남스타일'이 세부 묘사를 통해 스토리를 쌓았다면, 이 곡은 단어의 조합에 가깝다. '알랑가몰라', '웻 싸이(Wet PSY)' 등에 방점을 찍어 중독성을 살린 것. 해외에서는 가사 중 일부가 영어로 임질(gonorrhea)로 들린다는 재밌는 반응도 나왔다.
이 곡은 뮤직비디오와 함께 봐야 '맛'을 더 살리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상태. 재밌는 영상과 맞물려 음악의 묘미가 더 살아날 것이라는 게 싸이 측 입장이다. '강남스타일'로 홈런을 친 한국식 B급 유머가 어떤 후속작을 내놓을지 관심을 모으는 대목이다. '웻 싸이'에서는 싸이의 별명 중 하나인 '겨땀'을 활용할 가능성도 있어보인다.
아직 비트보다는 멜로디를 더 중시하는 국내 대중에게는 기시감으로 승부할 것으로 보인다. 노래 중 '웻 싸이'는 과거 유승준 히트곡에서의 '웨스트 사이드' 구절을 떠올리게 하고, 안무로는 4년 전 히트작인 시건방춤 뿐 아니라 유명 히트 댄스가 여럿 등장할 예정.
국내에선 히트하기 어려운 비트 중심의 노래를 택한 대신 대중에게 친근한 코드를 깔고, 이를 해외에는 중독성 강한 노래와 함께 '신선하게' 소개하는 전략으로 보인다.
우선 국내 음원차트는 12일 새벽 '젠틀맨'이 공개되자마자 일제히 싸이가 1위를 휩쓸며 국내팬들의 높은 기대를 반증했다. SNS와 온라인에는 제각각 쏟아내는 '젠틀맨'에 대한 감상평으로 시끌시끌했다.
'젠틀맨'은 '강남스타일'의 드림팀이 그대로 뭉친 작품. '강남스타일'을 공동작곡한 유건형, '말춤'을 탄생시킨 이주선 안무가, 뮤직비디오를 만든 조수현 감독이 한번 더 호흡을 맞췄다. 뮤직비디오에는 MBC '무한도전'의 멤버를 모두 출연시켰고, 현아에 이어 가인을 여자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이 곡은 뉴질랜드를 시작으로 전세계 119개국의 12일 자정에 공개됐으며 싸이는 오는 13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하는 단독콘서트 '해프닝'에서 이곡의 퍼포먼스를 최초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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