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의 '고난의 끝'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한화는 지난 1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3-9로 패하며 지난달 30일 개막전(사직 롯데전) 이후 10연패에 빠졌다. 프로야구 개막 최다연패(2003년 롯데 12연패)에도 2경기만을 남겨뒀다.
한화는 이날 외국인 에이스 다나 이브랜드가 나서 연패를 끊어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브랜드는 팀이 1회초 선취점을 냈음에도 2⅓이닝 6실점(4자책)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이브랜드의 시즌 성적은 3경기 2패 평균자책점 6.75.

이브랜드 뿐만이 아니었다. 한화는 이번 삼성과의 3연전에 유창식, 대니 바티스타 등 1,2,3선발을 총동원했다. 연패를 끊으려는 의지가 대단했다. 타자들은 11일 저녁 대부분이 삭발을 하며 다시 한번 마음을 다졌다. 그러나 연패를 막을 에이스는 없었다.
지난해 한화는 개막 3연패로 시작했다. 개막 연패를 끊어준 것은 다름아닌 박찬호였다. 박찬호는 지난해 4월 12일 청주 두산전에서 6⅔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팀 연패 탈출에 발판을 놨다. 박찬호는 지난해 7월 8일 대전 SK전에서 팀의 8연패를 끊기도 했다.
그전부터 류현진이 한화의 공식적인 '연패 스토퍼'였던 것은 훨씬 더 유명한 사실. 류현진은 매번 팀이 어려울 때마다 구세주처럼 호투를 펼치며 전력이 약한 팀을 이끌었다. 확실한 1선발의 존재는 팀내에도 힘이 됐고 팀외적으로는 더 큰 영향을 미쳤다.
한화는 이제 박찬호도 없고 류현진도 없다. 투수들만 잘한다고 연패를 끊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타선의 무게감이 적지 않은 한화에는 지금 무엇보다 안정적인 선발이 필요하다. 10경기 동안 한화 선발진의 퀄리티 스타트는 단 2번으로 최하위였다.
11일 NC 다이노스는 토종 선발 이재학의 6이닝 무실점 호투에 힘입어 개막 7연패에서 벗어나 창단 첫 승을 올렸다. NC의 승리를 이끈 '연패 스토퍼'는 3명의 외국인 에이스가 아닌 어린 유망주 투수였다. 12일 대전 LG전 한화 선발로는 김혁민이 나선다. 김혁민이 한화의 연패를 끊을 깜짝 영웅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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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대구 삼성전에서 교체되는 다나 이브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