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선발 경쟁에서 밀린 우완 투수 애런 하랑(35)이 콜로라도 로키스를 거쳐 시애틀 매리너스에 새둥지를 텄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12일(이하 한국시간) '시애틀이 콜로라도에서 지명할당된 하랑을 영입했다'며 '하랑은 잭 그레인키와 류현진의 가세로 다저스에서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이동한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류현진의 합류가 하랑에게는 직격탄이 된 것이다.
이로써 지난 7일 현금 250만 달러와 함께 콜로라도 포수 라몬 에르난데스와 트레이드돼 다저스를 떠났으나 곧바로 지명할당된 하랑은 결국 시애틀에서 새출발하게 됐다. 다저스와 콜로라도에서는 자리가 없었지만 시애틀에서는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애틀은 콜로라도에 우완 투수 스티븐 헨슬리를 보내는 조건으로 하랑을 데려오기로 결정했다.

지난 2002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에서 데뷔한 하랑은 메이저리그 11시즌 통산 299경기에서 105승104패 평균자책점 4.19를 기록한 베테랑 투수. 2006년 신시내티 레즈에서 다승 1위(16승)에 오르는 등 6시즌이나 두 자릿수 승수를 거뒀다. 2011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14승)와 2012년 다저스(10승)에서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러나 하랑은 류현진이 다저스에 입단할 때부터 트레이드 루머에 시달렸다. 하랑과 크리스 카푸아노 모두 트레이드될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했지만 다저스는 시즌이 개막할 때까지 두 선수를 트레이드하지 않았다. 잭 그레인키와 채드 빌링슬리의 몸 상태 그리고 류현진의 성공 여부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보험이 필요했다. 결국 하랑은 불펜에서 시즌을 시작했으나 등판 기회는 잡지 못했다.
결국 다저스는 시즌 개막 일주일 만에 하랑을 트레이드 카드로 썼다. 류현진이 첫 경기에서 비교적 성공적인 데뷔를 했고, 그레인키도 다저스 첫 등판에서 최상의 몸 상태를 자랑했다. 빌링슬리도 팔꿈치에 이상이 없다면 언제든 제 몫을 할 수 있는 투수였고, 실제로 선발 복귀전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더 이상 하랑의 자리는 없었다.
700만 달러라는 다소 높은 몸값 때문에 콜로라도에서도 지명할당된 하랑은 10일 내로 데려가는 팀이 없을 경우 마이너리그로 내려가거나 FA로 풀리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풀타임 선발로 검증된 투수인 만큼 여러 팀으로부터 구애받았고, 결국 선발난에 시달린 시애틀의 부름을 받았다. 선발 보직을 원한 하랑으로서도 잘 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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