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10연패 중인 한화다.
LG가 개막 10연패에 빠진 한화와 3연전을 치른다. 대중의 관심은 NC와 마찬가지로 한화의 연패 탈출 여부다. 현재 한화는 역대 개막 최다 연패 기록(2003시즌 롯데 12연패)에 가까워지고 있다. LG는 이번에도 역사적인 순간 조연 역할을 맡았다.
물론 부담을 느낄 수 있다. 흔히 감독들은 연승 중인 팀을 만나는 것보다 연패 중인 팀을 만나는 것을 꺼린다. 특히 LG 김기태 감독처럼 감독 연령이 낮은 경우, 아무리 승부의 세계가 냉혹하다고는 하지만 이기고도 웃을 수 없다. 그렇다고 그냥 지는 것 또한 말도 안 되는 일이다.

11일 프로야구의 주인공은 NC였다. LG가 NC를 상대로 주중 3연전을 2승 1패, 위닝시리즈에 성공했음을 언급하는 기사는 전무했다. 시리즈를 가져간 LG보다 7연패서 탈출해 창단 첫 승을 거둔 NC가 대서특필됐다. 마치 LG가 NC의 첫 승의 희생양이라도 된 것 같은 분위기다. 만일 한화도 연패에서 벗어난다면, 똑같은 광경이 펼쳐질 것이다.
하지만 LG는 한화를 만나는 것에 대해 각별히 신경을 쓸 필요도, 부담을 느낄 필요도 없다. NC를 상대로 최소한의 목적을 달성했으니, 이제는 한화에 2승 이상을 따내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 된다. LG가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한 경기의 승패가 아닌 주말 3연전의 성패다. 시즌 첫 맞대결인 만큼, 주도권을 잡는 팀이 향후 13번의 경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기에, 다시 한 번 위닝시리즈를 바라보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시즌 전체를 운용하는 관점에서 봤을 때, LG는 11일 NC전을 무리하지 않고 잘 졌다. NC와의 첫 두 경기서 필승조 정현욱과 봉중근이 연투에 임했는데 둘 다 벤치에만 앉아 있으면서 3일 연투를 피하고 주말 3연전을 대비했다. 10경기 중 8경기에 선발 출장한 포수 현재윤도 5회까지 덕아웃에서 재충전했다. 선발투수 신정락은 비록 패전투수가 됐지만 1군 선발 등판 두 번째 경기 만에 통산 첫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1회 고전한 것을 잘 복기한다면 다음 선발 등판에서 더 좋은 모습을 기대할만한 투구내용이었다. 세 경기를 다 가져가진 못했지만, 두 번 연속 위닝시리즈를 노릴 수 있게 움직였다.
1986년 빙그레가 어느 팀을 상대로 창단 첫 승을 올렸는지, 1991년 쌍방울이 통산 첫 승을 기록한 상대는 누구였는지 기억하는 이는 많지 않다. 2003년 롯데가 어느 팀과 만나 개막 12연패서 탈출했는지도 지금 시점에서는 전혀 중요치 않다. 어차피 LG가 주연이 될 수 없는 무대다. LG는 그저 조용히 실리만 챙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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