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슨의 엔터~뷰 (Enter-View)] MBC-TV “쇼! 음악중심”이 4월 20일 방송 분부터 순위제도를 도입하며, 지상파 3사 음악 프로그램을 통해 1위 트로피의 주인공이 가려지게 된다.
상당기간 유일하게 “K-차트”를 운영해온 KBS2-TV “뮤직뱅크”와 3월 17일부터 8개월 만에 다시 순위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SBS-TV “인기가요”에 이어 “쇼! 음악중심”도 7년여 만에 차트 제도를 부활시키게 된 것이다.
이제는 2~3% 정도 시청률을 기록할 정도로 일반 시청자들의 철저한 외면을 받게 된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 난맥상을 해결하기 위해 2013년 봄 개편 시즌에 맞춰 택한 선택은 ‘순위제도 부활’과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가수에 대한 문호 개방’이라고 볼 수 있다.

대중으로부터 사랑을 받기 위해 치열하게 활동을 펼치는 가수들에게 짜릿한 기쁨과 감격의 눈물을 줄 수 있는 순간이라면 아마도 순위 프로그램에서 1위를 할 때가 아닐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인기가요”와 “쇼! 음악중심”의 순위제 부활은 환영할 부분은 있다.
또한 예전 칼럼에서 여러 차례 강조했었던 ‘타 방송사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에 대한 제한이 이번 기회를 통해 많이 완화되고 있는 점 역시 반길만한 점이다. 예를 들자면 “뮤직뱅크”에서만 볼 수 있었던 허각을 “인기가요”에 2회 출연을 했고, 서인국은 3사 음악 프로그램을 통해 컴백 무대를 갖게 되는 이정표를 남기게 된 것이다.
‘순위제도 부활’과 ‘오디션 출신 가수의 출연 제한 완화’를 가장 큰 틀로 외면 받고 있는 음악 프로그램의 난제를 타계하려는 방송국의 시도는 성공을 거둘 수 있을까?
물론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겠지만, 음악 팬이나 언론계 종사자 및 업계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원하는 첫 번째 후속 해결 과제는 ‘순위가 얼마만큼 공정하게 정해져서’ 납득할만한 가수에게 1위의 트로피를 안겨주느냐 일 것이다.
3사 모두 각자의 기준에 따라 객관적인 데이터 집계를 바탕으로 공정한 순위를 정하고 있다고 말한다. 정확한 답이 있는 수학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쩌면 순위제도에 있어 정답을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반세기가 넘는 역사를 지닌 빌보드(Billboard)지도 패러다임이 바뀌는 중요한 시점마다 순위를 산정하는 방법에 있어 변화를 가져왔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유튜브 동영상 조회수를 좀 더 일찍 Hot 100차트에 적용시켰더라면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7주 2위가 아닌 7주 1위도 가능했을 것이란 아쉬움이 크지만, 차트의 공정성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만큼 대중 음악의 인기 척도를 매기는데 있어서 빌보드 차트에 대한 신뢰도가 오랜 기간을 통해 견고하게 축적되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의견을 내놓자면 새롭게 변화될 가요 프로그램에서 ‘정답’이 아닌 ‘모법답안’을 대중들에게 제시될 수 있기를 바란다. 뭐 순위의 공정성에 대한 논란은 과거•현재 그리고 가까운 미래에도 계속될 것이며, 대신 논란 요소에 대한 편차를 최소화하느냐가 성공의 관건이 될 수 있다.
당분간은 시간을 두고 정말 변화의 조짐이 보이는 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다만 3사의 순위 프로그램 중 어느 한 곳에서라도 상당수 대중이 만족하고 납득할만한 ‘모범 답안’을 제시할 수 있다면, 전통과 권위를 갖출 수 있는 순위 프로그램이 될 수 있도록 격려의 박수와 힘을 보태줘야 할 것이다.
두 번째로 장르와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다양한 음악인들의 출연 역시 상당히 중요한 해결 과제다. 아이돌 가수위주의 “K-Pop”이 많은 사랑을 받아 왔지만, 세계 각국의 음악 마니아 층이 즐기는 음악이란 한정된 측면도 없지 않아 있다.
‘강남 스타일’의 글로벌 히트를 통해 또 다른 장르의 “K-Pop”이 폭넓은 보편성으로 세계인들에게 다가선 것처럼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여러 부류의 음악인들이 우리 안방 극장에서도 자주 보여져야만이 ‘한국 대중 음악의 건강한 발전과 세계 시장 공략’의 토대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과연 변화를 외친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들이 샴페인을 터뜨리게 될지 독주를 마시게 될 지 주사위는 곧 던져지게 될 것이다.
[해리슨/대중음악평론가]osensta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