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 전쟁’, 종편이라고 만만하게 보지 마세요(종합)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3.04.12 08: 00

“‘꽃들의 전쟁’은 내 연기인생의 꽃이다”, “종편(종합편성채널) 드라마라고 안일하게 생각해서는 안될 것 같다” JTBC 주말특별기획드라마 ‘궁중잔혹사-꽃들의 전쟁’(이하 궁중잔혹사) 배우들이 하나 같이 입을 모아 하는 얘기다.
‘꽃들의 전쟁’은 왕의 사랑에 끊임없이 허덕이며 왕을 독차지하기 위해 목숨을 건 도박도 서슴지 않는 궁중 여인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드라마로 조선 최고의 팜므파탈 소용 조씨(김현주 분)와 궁중 여인들의 암투를 담아낸 작품.
지난 10일 전라북도 부안에 위치한 대명리조트에서 열린 ‘꽃들의 전쟁’(극본 정하연, 연출 노종찬)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드라마의 주역 이덕화, 정성모, 김현주, 송선미, 고원희가 드라마를 극찬하며 높은 만족감을 표했다.

이들은 보통 배우들이 현재 자신이 출연하고 있는 드라마에 대해 겉치레로 호평하는 것과 달랐다. ‘저런 말을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냉정한 시선으로 드라마를 바라보면서 칭찬도 가미했다.
이날 ‘종편에서 만드는 드라마 꽃들의 전쟁’에 대해 먼저 입을 연 배우는 드라마의 최고참 이덕화였다. 이덕화는 “종편이라고 해서 얼렁뚱땅 넘어가는 줄 알았다. 막연하게 공중파보다는 한수 아래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라”며 “배우는 물론이고 스태프들도 정말 열심히 한다. 여기서 거저 먹으려고 하는 사람이 없다. 내시 역을 맡은 배우도 엄청 열심히 한다. 노력하는 게 보인다. 젊은 배우들이 출연료도 많이 받지 못할 텐데 열심히 하는 게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시청자들이 유난히 높은 잣대로 종편 드라마를 평가하는 것이 사실. 이는 종편의 태생 과정 때문에 시청자들이 종편 콘텐츠에 호의적이지 않는 것이 이유겠다. 그리고 이덕화의 발언과 같이 종편 드라마는 지상파 드라마보다 질이 떨어진다는 막연한 생각이 기저에 깔려 있는 것이 또 하나의 이유다.
이덕화는 “스태프들도 공중파에서 한 친구들이긴 한데 종편에서는 대충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엄청 열심히 한다. 잠도 못자고 강행군을 한다. 나 같으면 적당히 할 수 있는데 미안해서 못하겠더라”라고 털어놓았다.
이덕화는 ‘꽃들의 전쟁’에서 데뷔 41년차에 빛나는 내공 있는 연기로 호평을 받고 있다. 극 중 인조 역을 맡은 이덕화가 청나라에 삼전도 굴욕을 당하는 장면에서 호연을 펼친 후 시청자들은 전작과는 차원이 다른 모습에 ‘역시 이덕화는 이런 연기를 하는 배우였어’라는 반응을 보일 정도다.
또한 김현주는 ‘꽃들의 전쟁’을 “내 연기인생의 꽃이다”라고까지 표현했다. 김현주는 “종편이라고 해서 안일한 생각으로 덤빌 곳이 아니다. 프로들만이 모여 있는 곳이고 자기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그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지 끝없이 고민하고 지금 그 고민의 과정이 발전으로 이어지는 순간이다”고 말했다.
데뷔 이래 처음으로 악녀 역을 맡은 김현주 또한 ‘김현주의 재발견’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악랄한 연기를 선보여 주목받고 있다.
배우들의 칭찬은 드라마 촬영현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대부분의 드라마들이 숨 가쁘게 촬영을 진행하는 것과 달리 ‘꽃들의 전쟁’은 마치 영화촬영처럼 섬세하게 작업을 진행했다. 10일 부안영상테마파크에서 진행된 장렬왕후 조씨(고원희 분)가 연(輦)을 타고 중궁전에서 쫓겨나는 신 하나를 촬영하는데 무려 2시간 가까이 걸렸다.
‘개인의 취향’, ‘김수로’, ‘인수대비’ 등을 통해 정교한 연출력을 발휘했던 노종찬 PD다운 촬영이었다.
거대한 스케일과 영상미, 배우들의 호연, 노종찬 PD의 탄탄한 연출력으로 뭉친 ‘꽃들의 전쟁’이 또 한 번 종편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기록을 남길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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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하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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