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리개', 루머로만 듣던 얘기 영상으로 보니 '충격'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3.04.12 10: 07

희생된 여배우를 둘러싼 치열한 법정 공방을 그린 영화 '노리개'(최승호 감독)가 그 강렬한 소재만큼, 사회적 파장을 몰고올 것으로 예상된다.
'노리개'는 연예계 성상납을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다룬 첫 영화로 실제 사회적으로 큰 화제를 몰고 왔던 한 사건을 연상시킴과 동시에 말로만 듣던, 혹은 루머로만 떠돌던 이야기를 직접 화면으로 본다는 것에서 충격을 더한다.
앞서 '도가니'가 이미 원작 책으로 그 상처를 일깨운 것에 더해 영화가 더 큰 폭풍을 몰고왔다면 '노리개'는 대중이 궁금해하지는 알지못했던 연예계 뒷 세계의 비지니스적인 측면을 처음으로 폭로했다. 그렇기에 영상화 된 사건은 보는 이에게 극도의 분노의 슬픔을 안겨준다.

이미 '노리개'는 제작 소식이 전해졌을 때부터 모두가 알아야 하는 또 하나의 진실을 그릴 것으로 화제를 모았는데, 실제 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영상은 예상 보다 더 센 수위의 묘사 속에 연예계 뒤의 검은 커넥션, 그리고 배우를 꿈꾸는 한 젊은 여성의 인권이 처절히 짓밟히는 모습을 보여주며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폭로한다.
극 중 정지희 역을 맡은 민지현은 소속사 대표, 영화 감독, 언론사 사장 등 이른바 권력층에게 '노리개'로 취급당하며 유린당하는 모습은 사회적 약자의 고통을 적나라게하게 보여준다. "제 이름은 정지희에요"라고 자신의 이름을 기억해 줄 것을 반복해 외치는 여배우에게 돌아오는 대답은 "내 몸이 널 기억할 것"이란 치욕적인 것들이다.
어떻게든 꿈을 이루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노력해보지만, 남성들의 세계에서 힘 없는 그녀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곳은 없다. '베이글녀'로 주목받는 화려한 신인 여배우 뒤에 숨겨진 아픔은 보는 이의 눈을 질끈 감게 만들 만큼, 고스란히 전달된다.
더욱이 이는 단순히 작가의 상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실제 배우들의 인터뷰와 자료 조사 등을 통해 이뤄진 것이라 그 무거움을 더한다.
극 중 사건의 진실을 집요하게 파헤치는 열혈 기자로 출연한 배우 마동석은 "나 역시 배우로 생활하면서 (성상납 관련) 얘기를 건너 건너 들은 적은 있어도 직접 가까이에서 접한 적은 없다. 그렇기에 배우로서도 영화를 보는 충격이 상당했다"라고 전했다. 영화에 출연한 여배우들 역시도 "여자로, 그리고 여배우로서 이런 상황을 연기하는 게 쉽지 않았고, 그 만큼 더 아팠다"라고 털어놨다. 1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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