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아직 젊습니다. 얼굴에 여드름도 났어요”
역시 ‘바람의 파이터’라는 별명다웠다. 양동근(32, 모비스)이 농구실력 못지않게 입씨름도 잘했다. 양동근은 12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개최된 2012-20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이하 챔프전) 미디어데이에서 입담을 과시했다. 서울 SK와 울산 모비스가 맞붙는 챔프전은 13일 같은 장소에서 1차전을 치른다.
양동근은 동료 함지훈, 상대팀 김선형, 최부경과 함께 인터뷰에 나섰다. 공교롭게 모비스는 노장, SK는 신예란 이미지가 강했다. 양 팀의 수장 역시 유재학 감독이 문경은 감독을 지도했던 사제지간이다.

그런데 양동근은 ‘나이든’ 이미지에 거부감을 드러냈다. 대뜸 첫마디에 “어떻게 하다 보니 신구대결에서 ‘구’가 됐다. 난 아직 젊다고 느낀다. 오늘 아침에 여드름도 나더라”며 웃었다. 항상 에너지 넘치는 양동근이지만 ‘노장’이란 단어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모양.
이어 양동근은 “결승에서 져본 적이 있다. 4강에서 떨어진 적도 있다. 결승에서 떨어진 기분을 다시 느끼게 싶지 않다. 챔프전에서 꼭 젊음으로 우승하겠다”며 노익장을 거부했다.
네 번째 챔프전을 맞는 양동근은 여유가 넘쳤다. 김선형과 비교가 되자 “내가 연장자라서 경험이 낫다. 내 장점은 슛 성공률 정도다. 김선형이 워낙 빨라 스피드를 제어하는 게 내 임무다. 선형이의 장점이 안 나오도록 막겠다”고 다짐했다.
유재학 감독은 SK의 드롭존 수비에 대해 “내가 선수로 뛰어도 10초면 깬다”고 폭탄발언을 했다. 이를 전해들은 선수들은 당황했다.
김선형은 “유재학 감독님은 눈빛이 무섭지만 그 안에 따뜻함이 있다”며 쑥스러워했다. 양동근은 “감독님은 정말 10초에 깨실 것 같다. 난 24초 안에 한 번 깨보겠다”며 농담을 던졌다.
양 팀은 시리즈를 빨리 끝내야할 이유가 있다. 바로 상무에 입대하는 선수들 때문이다. 모비스에는 김동량이 입대하고, SK에는 권용웅이 있다. 시리즈가 빨리 끝나야 그만큼 쉴 시간이 많다. 김동량은 챔프전을 앞두고 양동근을 찾아가 ‘빨리 끝내달라’고 사정하기도 했단다.
양동근은 “김동량이 4-0으로 끝내달라고 했다. 동량이가 하루라도 더 쉬게 하려면 열심히 해야겠다”면서 웃었다. 그런데 눈치 없는 김선형은 “7차전까지 가겠다”고 했다. 이에 옆에 있던 최부경은 “우리 팀에도 권용웅 형이 상무에 간다. 우리도 4-0”이라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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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학생체=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