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훈은 기적?..왜 충무로 젊은★ 안나올까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3.04.12 16: 34

[OSEN=최나영의 연예토피아] 충무로는 중견 배우들의 무대다. 안방극장에서 날고 기는 톱스타도 충무로에 진입하지 못해 안달을 하고, 잘 나가는 한류스타도 캐스팅 후보에 이름을 올리지조차 못하는 경우도 있다. 더욱이 젊은 스타에게는 출연 장벽 자체가 높다. 안방극장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새 별들과 비교했을 때 충무로 신성은 굉장히 진귀(?)하다.
이는 40대 이상 (남자)배우들이 실제 충무로의 '메인 스트림'이기 때문이다. 올 초 극장가만 봐도 '신세계'의 황정민, 이정재, 최민식, '신세계'의 류승룡, '박수건달'의 박신양, '배를린'의 한석규  등이 주목받은 배우들이었고 이 외에 김윤석, 설경구, 정재영 등이 캐스팅 1순위로 꼽히는 배우들이다. 여기에 김명민, 차태현, 한석규, 신하균, 엄태웅 등이 있고 박해일, 하정우, 조승우, 류승범 등이 원톱 주연을 할 수 있는 젊은 배우들로 꼽힌다.
충무로에서 활약하는 20대 배우들은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인데, 남자배우만 보자면 김수현, 송중기, 유아인, 이제훈, 탑(최승현), 주원, 이민기 정도가 스크린에서 활약하는 젊은 배우들이다. 특히 이제훈 같은 경우는 안방극장 출신이 아닌, 독립영화 '파수꾼'을 통해 스크린 스타가 된 흔치않은 예다.

40대 이상 배우들이 가장 큰 티켓파워를 갖고 있고, 투자사들 역시 이 배우들에 대한 신뢰감이 강하기에 자연스럽게 이들에 맞춘 시나리오가 나온다는 업계의 의견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시나리오 배역의 나이를 일부로 높게 상향 조정하기도 한다. 감독이 글을 쓸 때, 배우를 대입해 생각하며 쓰는 경우가 많은데 아무래도 충무로 배우들이 나이대가 높기에 그에 맞춰 쓸 때도 많다"라고 전했다. 결국 충무로의 메인 주인공은 40대 이상 남자배우에 맞춘 캐릭터란 것이다. 김수현도 '도둑들'에서는 귀여운 막내에 불과했다.
'아이돌'의 활약도 하나의 이유로 들 수 있다. 20대 젊은 배우들을 기용할 만한 배역을 아이돌 가수 출신들이 가져간다는 것이다. 실제로 영화 주연으로 활약한 빅뱅의 탑, JYJ 김재중도 아이돌 가수 겸 연기자다. 제국의아이들 임시완은 송강호와 영화 '변호인'을 찍고, 2PM의 준호는 설경구, 한효주, 정우성과 함께 '감시'를 촬영했으며 2PM의 옥택연은 김강우, 주지훈, 마동석 등이 출연하는 영화 '결혼전야'로 스크린 데뷔식을 치른다. 강우석 감독이 이번 '전설의 주먹'에 아이돌의 유혹(?)을 물리치고 신인 배우들을 기용했다는 것이 화제를 모았을 정도다. 다시한 번, 이제훈은 정말 흔치않은 케이스였다. 
하지만 아이돌 출신 연기자가 20대 신인, 혹은 기존 배우들과 경쟁을 하는 현상을 두고 마냥 투덜댈 수 만은 없다는 것이 솔직한 업계의 시선이다.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연기력에 있어 밀리지 않기 때문이다. 한 신인배우는 "아이돌이 우리 자리를 빼앗는다고 하는데, 사실 감정적으로는 그렇지만, 그들이 대부분 연기를 잘 하기에 할 말이 없다. '응답하라 1997'의 정은지나 서인국만 보더라도 그 자연스러운 연기력에 정말 놀랐다. 사실 발음이나 화법 등 연기자의 기본을 제대로 안 갖춘 신인 배우들도 많은데, 그들이 아이돌 탓만 하는 건 잘못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똑같은 기준에서 놓고 봤을 때, 객관적인 경쟁력 자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많은 아이돌 남자 연기자들을 비롯한 신인 남자 배우들이 노렸던 역할인 영화 '화이'의 주인공 화이 역에 여진구가 낙점 됐을 때 일부 사람들은 놀랐다. 당연히 떠들썩한 오디션에도 결국에는 아이돌로 귀결되지 않을까, 란 예측이 있었지만 정통 배우가 캐스팅된 것이다. 하지만 여진구 역시 안방극장에서 만들어져 충무로로 '건너 온' 스타다.
하지만 이런 충무로에 젊은 스타의 애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스크린 주인공 연령층이 올라가면서 안방극장에서 제대로 설 자리 없는 30대 후반 이상 배우들의 영역이 크게 넓어졌다는 장점이 있다. 충무로에 유난히 보석같은 조연들이 넘쳐나고 그들이 실제로 '명품 조연 군단'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영화의 한 영역을 책임지는 것도 다 같은 맥락이다.
한 40대 남자배우는 "선배들이 (주인공)연령층을 확 높여줘서 사실 후배들에게 설 자리를 마련해 준 부분이 있다. 그렇기에 명품 조연에서 주연으로의 이동도 가능한 것이다. 확실히 드라마보다 영화에서 40대 남자배우들의 진가가 잘 드러난다"라고 말했다. 오정세는 올 초 개봉한 영화 '남자사용설명서'로 로맨틱코미디물의 남자 주인공이 됐고, 마동석은 법정영화 '노리개'로 생애 첫 원톱 주연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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