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윤구한테 맡겼어요". "전 (박)동원이만 믿고 던졌는데요".
지난 11일 문학 SK전에서 6⅔이닝 2실점(1자책)의 찰떡궁합을 보여준 투수와 포수의 말이 갈렸다.
넥센 히어로즈 좌완 강윤구(23)는 이날 선발로 나서 직구, 슬라이더를 주무기 삼아 9탈삼진을 잡으며 살아나고 있던 SK 타선을 잠재웠다. 그와 함께 한 포수는 2009년 입단 동기이자 동갑내기 박동원(23)이었다.

다음날인 23일 목동 삼성전을 앞두고 만난 박동원은 "윤구에게 맡기고 마음껏 던지게 했다. 던지고 싶은 대로 던지면 맞아도 후회가 없을 것 같아서 윤구가 자신있는 대로 던지도록 맡겼다"고 말했다.
반면 강윤구는 "동원이만 믿고 던졌다. 동원이와 던지면 마음이 편하다. 많은 생각 하지 않고 세게만 던지자는 생각으로 던졌더니 타자들이 직구를 노렸다. 그래서 슬라이더에 배트가 많이 나온 것 같다"고 밝혔다.
강윤구는 2009년 1차 우선지명으로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었다. 박동원은 이때 2차 3번 전체 19순위로 지명됐다. 어느새 5년차로 훌쩍 자란 90년생 젊은 넥센 배터리가 서로에 대한 믿음 아래 SK 타선을 잡고 팀의 2연패를 끊었다.
염경엽 감독은 "두 명이 알아서 잘 하더라. 윤구는 벤치에서 사인을 내도 알아서 던지겠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어린 선수들의 자신감이 오히려 믿음직스러운 듯했다. 염 감독은 "두 배터리가 어제 잘해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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