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이지만 벌써 3블론이다. 롯데 불펜에 비상이 걸렸다.
롯데는 12일 잠실 두산전에서 3-3으로 올 시즌 첫 무승부를 기록했다. 선발 송승준의 호투를 앞세워 3-1로 앞서가다 8회 불펜이 2실점을 하면서 결국 연장 12회 무승부를 기록하게 됐다. 롯데로서는 다 잡은 경기를 놓쳤다.
작년 강해진 불펜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던 롯데지만 올해는 시즌 초반 약점을 노출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사직 한화전에서 김사율이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더니 3일 창원 NC전에서는 정대현이, 그리고 12일 경기에서 다시 김사율이 블론세이브를 했다.

롯데는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3경기에서 2승 1무로 아직 패배가 없다. 하지만 불펜의 불안감이 높아지면 팀 동료들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작년 15개의 블론세이브를 했던 롯데는 불과 올해 8경기 만에 3번 블론세이브를 했다.
현재 롯데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2.58이지만 불펜은 4.23이다. 작년 선발보다 불펜이 좋았던 것과는 반대되는 양상이다. 주전마무리 정대현이 아직 제 컨디션이 아니고 김사율과 강영식, 이명우도 마찬가지다. 최대성은 팔꿈치 통증으로 2군에 내려간 가운데 김성배만이 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정대현이 WBC 후유증으로 고전하는 것이 크다. 마무리가 흔들리면 불펜 전체가 같이 흔들린다. 사실 두산과의 경기에서 8회 흔들리던 김사율을 빼고 동점을 허용하기 전 정대현을 투입하는 쪽이 정석이었다. 하지만 정대현의 컨디션이 아직 100%가 아니라 일단 보류했고 결국 롯데는 동점을 허용했다. 연장 12회 마운드에 오른 정대현은 안타 1개와 볼넷 1개를 내주는 등 위기를 맞았지만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지난 3일 NC전 9회를 복기해보면 아직 정대현이 본궤도에 오르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당시 롯데는 2-1로 앞선 상황에서 조영훈을 상대로 마무리 정대현 대신 이명우를 냈다. 아무리 정대현이 언더핸드라도 좌타자와 우타자를 가리는 선수는 아니다. 그럼에도 좌완 이명우를 먼저 낸 것은 정대현의 부담감을 줄여주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이명우는 중전안타를 허용했고, 그제야 정대현이 등판했지만 이호준에 적시 동점 2루타를 맞고 말았다.
결국 정대현이 확실히 뒷문을 틀어막아야 롯데 불펜도 안정을 찾을 수 있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워낙 경험이 많은 선수 아니냐. 잠시 흔들릴 수 있지만 우리 주전 마무리가 정대현이라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곧 좋아질 것”이라고 강한 신뢰감을 숨기지 않는다. 정대현이 제 컨디션을 찾아야 롯데 불펜은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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