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유격수 예비 FA 3인방, 대박 가능성은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4.13 11: 00

유격수를 두고 내야의 야전 사령관이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 타구가 가장 많이 가는 포지션이고 타구의 속도 역시 빠르다. 내야수 가운데 수비능력이 가장 뛰어난 선수가 보통 유격수를 맡는다. 수비에 있어서 신체적인 능력뿐만 아니라 내야 수비를 조율하는 리더십까지 필요한 포지션이다.
때문에 유격수는 타격 성적보다는 수비 능력을 높게 평가한다. 좋은 유격수는 시장에서 가격이 높기에 트레이드로는 영입이 사실상 주전급 선수를 영입하는 것이 힘들다.
그렇지만 FA는 이야기가 다르다. 단숨에 허약한 포지션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다만 FA를 통해 대박을 터트린 유격수가 많지 않았다. 역대 유격수 FA 최고액은 2004년 현대에서 삼성으로 보금자리를 옮겼던 박진만(SK)다. 당시 박진만은 4년 39억원에 계약을 맺었는데 2005년과 2006년 삼성을 우승시켜 확실하게 돈 값을 했다.

올 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 유격수는 모두 세 명이다. 손시헌(두산), 이대수(한화), 박기혁(롯데)가 그 주인공. 세 명 모두 처음으로 FA 자격을 얻는다. 손시헌과 박기혁은 국가대표 출신으로 안정적인 수비를 뽐내고 이대수는 2할대 후반 타율을 기대할 수 있는 유격수 자원이다.
박진만이 FA 대박을 터트릴 수 있었던 이유는 이적 당시 20대로 젊은 나이였고 공격능력까지 갖춘 선수였기 때문이다. 손시헌과 이대수, 그리고 박기혁은 내년이면 30대 중반이다. 그 만한 대박을 터트리기 쉽지 않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그들의 몸값을 높이고 있다. 내년 NC는 FA 시장에서 다시 지갑을 열 것으로 보인다. 12일 현재 1승 8패를 기록하고 있는 NC는 내야 수비에서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젊은 선수들이 성장할 때까지 내야의 무게추가 되어 줄 선수가 필요하다.
한화는 이대수가 FA 자격을 얻고 팀을 떠난다면 그 후임자가 마땅치 않다. 하주석의 성장이 더딘 가운데 이대수 외에는 대안이 없는 한화다. 롯데는 박기혁이 FA 자격을 얻는다 하더라도 문규현이 있지만, 전력 강화를 위해 유격수 영입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들 세 명이 모범으로 삼을 사례는 김민재다. 2001년 롯데에서 SK로 옮기며 4년 동안 10억원을 받은 김민재는 2002년부터 2005년까지 SK 주전유격수로 활약을 펼쳤다. 덕분에 2006년에는 1회 WBC에 출전하기도 하고 한화와 4년 동안 14억원을 받는 두 번째 FA 계약을 성공시킨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만 36세에 두 번째 FA 계약을 맺고 2009년 한화에서 은퇴한다.
내년 FA시장은 대어들이 대거 풀리며 유례없는 영입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유격수 3인방은 거액의 계약 체결이 힘들지만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뜻밖의 대박도 기대해 볼 만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들의 올 시즌 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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