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발투수가 갑작스레 허벅지 통증으로 강판하며 어려웠던 경기. 지난해 상무 원투펀치는 상대에 밀리지 않는 호투를 보여주며 자신들도 1군에서 ‘통한다’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두산 베어스 사이드암 오현택(28)과 좌완 유희관(27)에게 12일 잠실 롯데전은 뜻 깊은 가치 평가의 장이었다.
오현택과 유희관은 지난 12일 잠실 롯데전에서 각각 팀의 6번째 투수,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모두 좋은 활약을 보였다. 오현택은 3이닝 동안 탈삼진 3개를 곁들이며 롯데 타선을 퍼펙트로 봉쇄했다. 유희관은 선발 개릿 올슨의 갑작스러운 허벅지 통증으로 인해 몸도 제대로 못 풀고 마운드에 올랐으나 3⅓이닝 2피안타(탈삼진 5개) 1실점으로 맙엄맨으로서 뛰어난 호투를 펼쳤다.
이들은 지난해 9월 나란히 상무에서 제대해 예비역으로서 새 시즌을 기다렸다. 그저 병역 의무를 해결한 것이 아니라 지난해 합작 23승(유희관 12승, 오현택 11승)을 올린 원투펀치. 유희관은 12승 평균자책점 2.40(2위)으로 북부리그 다승 1위이자 평균자책점 1위 장원준(롯데-경찰청, 2.39) 못지않은 실력파 좌완이었다. 오현택은 11승을 거두며 선발로서 여러 구종을 시험하고 1군에서 맹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일본 미야자키 전지훈련서부터 기량 성장에 대한 칭찬을 많이 들어왔으나 정작 1군 무대에서 확실한 검증을 받지 못해 ‘새 변수’ 정도로 평가받던 오현택과 유희관. 그러나 12일 롯데전 맹활약을 통해 이들은 자신들이 충분히 1군에서도 힘을 보여줄 수 있음을 밝혔다. 140km대 초반의 직구와 두 궤적 이상의 슬라이더를 구사하는 오현택은 올 시즌 1군에서 5경기 6⅓이닝 평균자책점 0을 기록 중. 이닝 당 주자 출루 허용률(WHIP) 0.79에 피안타율 1할5푼의 특급 세부 스탯이다.
유희관의 시즌 성적도 7경기 7⅓이닝 평균자책점 1.23에 WHIP 1.09, 피안타율 2할3푼1리로 준수한 편이다. 아직 필승조에 포함되지 않아 승-세이브-홀드 등 리드 순간 투수가 얻을 수 있는 성적은 얻지 못했으나 접전에서도 충분히 제 몫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오현택과 유희관임을 알 수 있다.
“이제는 병역 의무까지 해결했다. 반대로 생각하면 팀이 그만큼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2군에서 잘하고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1군에서 반드시 잘해야 한다”. 어느새 1군 투수진 감초로 떠오르고 있는 오현택과 유희관은 2013시즌 두산 투수진을 살 찌울 것인가.
farinell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