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식-임찬규, 벼랑 끝에서 누가 웃을까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4.13 06: 29

서로 처한 사정은 다르지만 양 쪽 다 절대 물러설 수 없다. 각자의 팀과 자기 자신을 위해서 반드시 마운드를 지켜야만 한다.
프로 3년차 신예투수 한화 유창식과 LG 임찬규가 13일 대전구장에서 선발투수 맞대결을 벌인다. 2011 드래프트에서 나란히 1순위와 2순위로 지명된 두 투수는 아직까지는 기복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 임찬규가 신인 시절 불펜에서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줬으나 선발투수 자리에선 고전 중이다. 유창식 또한 지난해 선발진 합류 후 일장일단을 반복했다. 이제 임찬규는 선발진 한 자리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유창식은 팀의 연패 탈출을 위해 사활을 건 승부에 임한다.
아무래도 개막 연패를 끊어야 하는 유창식의 어깨가 좀 더 무겁다. 개막 11연패에 빠진 한화는 이날 경기도 놓칠 경우, 프로야구 통산 개막 연패 타이 기록을 세운다. 유창식은 이미 지난 두 번의 선발 등판에서 4이닝 8실점, 3이닝 6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이번에는 연패 기록까지 걸려 있다. 전날 경기서 무려 8명의 투수가 마운드에 오른 만큼, 누군가가 자신의 역할을 대신하기도 힘들다. 

희망이 있다면 상대팀이 LG라는 점이다. 유창식은 자신의 프로 통산 7승 중 5승을 LG를 상대로 거둘 만큼 LG에 유난히 강했다. 통산 선발 등판 성적은 7승 12패 평균자책점 6.36인데 LG전만 따로 놓고 보면 5승 무패 평균자책점 2.41이다. 통산 첫 승도 LG를 상대로 올렸다. 그야말로 LG전에선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임찬규도 아직까지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지난 3일 목동 넥센전 선발 등판서 3이닝 2실점으로 경기 초반에 교체됐다. 9일 잠실 NC전은 경기 중반에 투입됐으나 볼넷 두 개만 범한 뒤 실점만 기록하고 물러났다. 작년보다 구위는 향상됐으나 쓸데없이 버리는 공이 꾸준히 나오며 제구가 잡히지 않고 있다.    
이번 선발 등판도 실패로 끝나면 선발투수 자리를 보장하기 힘들다. 시범경기까지 선발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한 임정우와 김효남이 대기 중이고 시즌 중반부터는 해외파 류제국도 선발진에 포함될 확률이 높다. 이전 2경기에서 LG는 유원상 정현욱 봉중근 필승조를 아껴뒀다. 즉, 임찬규가 초반부터 흔들리면 LG는 고민하지 않고 불펜진을 조기 투입할 수 있다.
실제로 LG 김기태 감독은 지난해 4월 17일 청주 한화전에서 임찬규를 고집하다가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었다. 4회까지 6-2로 LG가 리드했지만 선발 등판한 임찬규가 4회말 집중타를 맞으며 6-7로 뒤집혔고 김 감독은 통산 첫 번째 역전패를 맛봤다.
두 투수가 고등학교 시절 이후 처음으로 선발 맞대결을 펼치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나란히 초고교급 투수로 평가받았던 이들은 2010년 4월에 벌어진 제44회 대통령배 8강전에서 격돌했고 당시엔 임찬규의 휘문고가 유창식의 광주일고를 8-3으로 꺾었다. 이후 제7회 무등기 맞대결서도 휘문고가 연장 승부치기 끝에 광주일고를 제압했다. 
승자는 한 명 뿐이다. 3년 만에 벼랑 끝에서 만난 두 투수 중 누가 웃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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