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부진이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있다. 승리를 위해 투수진을 총동원했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어느덧 개막 11연패다. 아무리 부동의 에이스 류현진이 없다고 해도 시즌 전 예상했던 모습과는 너무 다르다. 공수주 모두 난조다. 도무지 활로가 보이지 않는다.
한화의 문제점은 기록을 통해서도 극명하게 나타난다. 팀 타율 2할4푼4리로 7위, 팀 OPS .603으로 9위, 득점권 타율은 2할5푼으로 7위다. 대타 성공률은 0%로 응집력이 전혀 없다. 당초 장타력을 기대하며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부활을 바랐지만 팀 홈런도 단 하나에 그쳤다.
타자가 없는 것은 아니다. 리그 최고 타자 김태균이 타율 3할4푼9리를 기록하고 있고 오선진이 3할3푼3리, 이대수도 3할9푼5리로 맹타를 휘두르는 중이다. 문제는 연결고리다. 김태균과 함께 중심타선에 배치된 김태완 최진행 정현석 중 최진행 만이 득점권에서 2할8푼 이상을 올리고 있다. 이대로라면 김태균 홀로 타선을 지켰던 지난해의 모습이 되풀이 될 수 있다.

마운드는 더 심각하다.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바티스타와 이브랜드는 각각 평균자책점 4.91, 6.75로 실망스럽고 선발진 퀄리티스타트는 단 두 번 밖에 없다. 마무리투수로 내정됐던 안승민은 결국 보직을 바꿨고 평균자책점이 13.50에 달한다. 송창식과 마일영이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불펜진에 힘이 되고 있지만 송창식은 마무리투수 역할을 맡은 후 단 한 번도 세이브 찬스를 맞이하지 못했다. 팀 평균자책점이 7.13인데 나머지 8팀의 평균자책점은 4점대 이하다.
역대 최저 승률은 1982년 프로 원년 삼미 슈퍼스타즈가 기록한 1할8푼8리(15승 65패)다. 2000년대에는 롯데가 2002시즌 35승 97패 1무 승률 2할6푼5리를 찍었다. 롯데는 개막 12연패를 당한 2003시즌에는 39승 91패 3무 승률 3할을 기록했다. 당시 삼미와 롯데 모두 투타에 확실한 구심점도, 정신적으로 팀을 이끌 확실한 리더도 없었다. 비록 지금의 한화가 비슷한 전철을 밟고 있지만 팀 구성을 봤을 때는 훨씬 낫다. 타선의 잠재력은 비교불가다. 타격 사이클이 올라가는 상황에선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일 확률이 높다.
결국 1승이 중요하다. 첫 승만 올린다면 분위기는 달라질 것이다. 외국인 원투펀치도 첫 선발승과 동시에 궤도에 오를 확률이 높다. 역대 최하위 승률을 기록하기엔 한화가 지닌 재능이 너무 크다. 117경기나 남은 만큼, 기회는 분명히 찾아온다.
현재 한화 선수들은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경기 후 연습에 임하고 있다. 12일 대전 LG전이 끝난 뒤에도 어김없이 대전구장 그라운드에서 배트를 휘둘렀다. 김태균을 비롯한 중심 선수들도 빠지지 않았다. 단체 삭발을 비롯해 첫 승 확률을 1%라도 높이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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