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그랬다면 난리 났겠지?".
1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 경기 전 LA 다저스 원정팀 라커룸에는 여유가 넘쳤다. 전날 벤치 클리어링으로 잭 그레인키가 쇄골을 다치며 전열에서 이탈했지만, 전체적인 팀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류현진(26)도 평소와 다를 바 없었다.
다저스는 12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원정경기에서 벤치 클리어링으로 한바탕 소동이 일어났다. 6회 그레인키의 공이 샌디에이고 타자 카를로스 켄틴을 맞혔고, 격분한 켄틴이 그레인키을 들이받으며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났다. 이 과정에서 그레인키는 왼쪽 쇄골이 골절돼 향후 두 달간은 등판이 어려워졌다.

류현진도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벤치 클리어링을 경험했다. 그렇게 놀라지 않았다는 그는 "소감이랄게 뭐 있겠나. 한국에서 이런 벤치 클리어링이 벌어졌다면 난리났을 것이다. 이런 일 자체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벤치 클리어링으로 선수가 부상당한 것에는 놀라워 하는 눈치였다. 물론 빅리그에서도 흔치 않은 일이다.
류현진은 "분위기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맷 켐프와 제리 헤어스턴 주니어도 벤치 클리어링 때 격하게 흥분하며 퇴장을 당했지만, 하루가 지난 이날 라커룸 분위기는 크게 동요되지 않았다. 경기를 앞두고 차분히 준비하는 모습이었다.
그렇다면 만약 류현진에게 그레인키와 같은 상황이 닥치면 어떻게 대처할까. 이에 대해 류현진은 "나한테 그런 일이 일어나면 도망쳐야지"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벤치 클리어링에 휘말린 적이 없는 류현진으로서는 자신의 몸 보호가 최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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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