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3년차 사이드암 심창민(20)에게 한화 이글스는 만나면 이상하게 꼬이는 팀이다.
심창민은 지난 9일 대구 한화전에서 1이닝 3피안타(1홈런) 2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심창민은 김경언에게 홈런을 내주면서 지난해 프로 데뷔 후 통산 첫 피홈런의 아픔을 맞봤다. 한화의 올해 첫 팀홈런이자 통산 팀 3100홈런 기록이었다.
12일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만난 심창민은 "프로에서 홈런을 처음 맞아봤는데 기분이 좋지는 않더라"며 쑥스럽게 웃었다. 그는 "한화만 만나면 이상하게 안된다. 프로 첫 패도 한화였다. 지난해 한화 상대 평균자책점은 6.75였다"며 숫자 하나 하나를 정확하게 기억했다.

이날 피홈런으로 심창민의 평균자책점은 잠깐이지만 두자릿수까지 올라갔다. 심창민은 "이제 몇 경기 안했다. 평균자책점은 몇 경기 열심히 해서 또 내리면 된다. 올해 목표는 평균자책점 1점대다. 아무리 높더라도 2점대 초반을 넘지 않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해 삼성 불펜에 혜성처럼 나타난 심창민은 37경기에 나와 2승2패 1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1.83을 기록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올해도 심창민을 키플레이어로 지목하며 권혁, 안지만과 함께 필승조로 낙점했다.
심창민은 "지난해 잘되는 날은 잘되고 안되는 날은 안됐다. 기복이 큰 편이었다. 그래도 지난해 기복을 줄이는 방법을 조금이나마 배웠으니 이제 좋아질 것 같다. 좋은 선배 많이 계시니까 배워야 한다. 이제 겨우 40경기다. 5년은 더 배워야 한다"며 자신을 다잡았다.
심창민은 지난 10일 팀이 4-0으로 앞선 상황에서 등판했다. 7회 2사 1,2루의 실점 위기였다. 그는 "지난해는 솔직히 내 공 던지기 바빴는데 그날 처음으로 '내 뒤엔 더 큰 형들이 버티고 있다. 내가 여기서 맞아도 형들이 막아줄 것'이라는 마음이 들었다"고 밝혔다.
지난 몇 년 리그 최강을 자랑해온 삼성 투수진 사이에서 쑥쑥 자라고 있는 '아기 사자' 심창민은 3년차답지 않게 생각이 어른스러운 선수다. 심창민이 시즌 초반 피홈런 '액땜'을 뒤로 하고 올 시즌 필승조로서의 한 걸음 성장을 위해 다시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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