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타선은 끈끈함이 있었다. LA 다저스 특급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에 시즌 첫 패를 안겼다. 류현진의 2승 도전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애리조나는 1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다저스와 홈경기에서 3-0 영봉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7승3패가 된 애리조나는 다저스(6승4패)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7승4패)를 제치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단독 1위로 뛰어올랐다. 커쇼는 7⅓이닝 동안 무려 111개의 공을 뿌리며 6피안타 3볼넷 9탈삼진 3실점으로 고군분투했으나 타선 지원 미비 속에 시즌 첫 패를 당했다.
이날 애리조나 타선은 경기 내내 다저스 에이스 선발 클레이튼 커쇼의 강력한 구위에 막히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몇 차례 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집중력을 발휘했고, 선취점과 쐐기점을 올리며 커쇼에게 시즌 첫 패를 안겼다. 다저스 타선이 잔루 10개를 남기며 침묵했지만 애리조나 타선은 달랐다.

3회까지 커쇼에 무득점으로 막힌 애리조나는 4회 선두타자 제라르도 파라가 우전 안타를 치고 나간 뒤 마틴 프라도 타석에서 히트앤런을 걸었다. 프라도의 타구는 원래 수비 위치에서라면 유격수 땅볼이 되어야 하지만 좌중간 안타로 이어졌다. 두 타자 모두 커쇼의 높은 공을 놓치지 않고 안타로 연결시켰다. 이어 4번타자 폴 골드슈미트가 유격수 앞 병살타로 물러났지만 3루 주자 파라가 홈을 밟아 선취 득점을 올렸다.
8회에도 1사 후 대타 제이슨 쿠벨이 커쇼의 바깥쪽 높은 패스트볼을 중전 안타로 만든 데 이어 1번타자 A.J 폴락의 3루 방면 기습번트 내야안타로 1·2루 찬스를 잡았다. 이어 파라는 7구 승부 끝에 커쇼로부터 볼넷을 골라 기어이 그를 강판시키는데 성공했다. 애리조나는 계속된 1사 만루에서 바뀐 투수 숀 톨레슨으로부터 골드슈미트와 프라도가 연속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승부에 쐐기를 박는 2점을 냈다.
타선이 시원하게 터진 건 아니었지만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집중력이 돋보였다. 5구 이상 승부를 7차례나 벌였고, 풀카운트도 4차례나 있었으며 파울 커트도 3개를 해내며 커쇼를 괴롭혔다. 특히 조금이라도 높거나 가운데 몰리는 공은 놓치지 않고 안타로 연결하는 킬러 본능을 과시했다. 14일 애리조나를 상대로 시즌 2승이자 한미 통산 100승에 도전하는 류현진도 결코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이날 경기를 마친 후 라커룸에서 늦은 식사를 한 류현진은 "열심히 던지겠다. 늘 하는 이야기이지만 경기는 그날 붙어봐야 안다"는 말로 결의를 다졌다. 류현진의 시즌 3번째 등판 애리조나전은 한국시간으로 14일 오전 9시 체이스필드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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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닉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