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의 라커룸 생활 풍경, 이젠 완전한 빅리거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4.13 14: 29

LA 다저스 류현진(26)의 라커룸 생활은 어떨까. 
1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원정경기를 앞둔 LA 다저스 라커룸 분위기는 여유가 넘쳤다. 하루 전날이었던 12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잭 그레인키가 난투극에 휘말려 왼쪽 쇄골이 골절되는 부상으로 선수단 전체가 격앙된 모습이었지만 이날은 또 달랐다. 
경기 시작 약 3시간30분 전 류현진은 간편한 반바지와 슬리퍼 차림으로 라커룸 중앙에 있는 쇼파 한가운데를 떡하니 차지했다. 그의 옆에는 이날 경기 선발투수 클레이튼 커쇼가 아이스크림을 잠시 떠먹다가 자리를 떴을 뿐 닉 푼토와 같은 베테랑 선수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신인이지만 오랜 기간 뛴 선수처럼 어색함이 없었다. 

류현진은 그들과 함께 여유로운 표정으로 TV에 시선을 고정했다. TV에는 마스터스 골프대회가 중계되고 있었고, 류현진은 골프에 집중하며 작은 탄식과 함께 동료들과 짧은 농담도 나눴다. 그는 "동료들과 누가 우승할지 내기를 걸었다"라며 점찍은 선수를 응원하기도 했다. 
그때 손가락 부상으로 빠져있는 헨리 라미레스가 류현진의 곁으로 다가왔다. 웃음 가득한 표정으로 라미레스는 뜬금없이 류현진 앞에서 엉덩이을 씰룩씰룩거리며 춤을 췄고, 웃음보를 터뜨린 류현진은 그의 엉덩이를 찰싹 때리며 돌려보냈다. 주전 유격수 라미레스는 이날 부상을 당한 손가락 깁스를 풀었고, 회복 속도가 빨라 내달 복귀가 기대된다. 
이어 국내에도 절친한 선수로 알려진 루이스 크루스와도 그들만의 수신호로 손바닥을 마주치며 특별한 친밀함을 과시했다. 경기 전 연습 시간에는 외야에서 돈 매팅리 감독이 두 손으로 발을 살짝 들며 쿵푸 자세를 취하자 류현진도 높은 발차기 실력을 선보이며 매팅리 감독을 깜짝 놀래켰다. 경기를 마친 이후에도 동료들과 함께 라커룸 내 식당에서 함께 음식을 먹으며 하루 일정을 마쳤다. 아직 말은 잘 통하지 않지만 동료들과 눈에 띄게 친해진 모습으로 라커룸 생활도 익숙해진 모습이었다. 
류현진답게 생애 첫 전세기 탑승 경험도 그리 특별하지 않았다. 다저스는 샌디에이고에서 애리조나로 이동하며 올 시즌 처음 전세기를 이용했다. 전세기를 처음 탄 류현진은 "그냥 비행기더라"며 자신이 앉은 3인용 쇼파를 가리켜 "3명씩 앉을 공간을 혼자 썼다. 그것 말고는 별 다른 것 없었다"며 웃었다. 
마운드에서 배짱 뿐만 아니라 평소 라커룸 생활에서도 여유가 넘친다. 어느덧 류현진에게서 메이저리거의 위용이 풍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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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닉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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