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의 호수비, 노력과 책임감의 산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4.13 14: 57

역시 노력은 배반하지 않는 것일까. 
신시내티 레즈 외야수 추신수(31)가 방망이 대신 글러브로 찬사를 받고 있다. 개막 후 10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하며 1번타자로 100점 만점 활약을 펼치고 있는 추신수는 수비에서도 점점 안정감을 더해가고 있다.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 특유의 레이저빔 송구로 첫 보살을 성공시킨 데 이어 13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도 한 건 해냈다. 
6회말 조쉬 해리슨이 받아친 타구가 날카롭게 중견수 추신수의 머리 위로 쭉쭉 뻗어나갔다. 추신수는 타구를 바라보며 빠르게 뒷걸음질치며 글러브를 최대한 뻗었다. 이어 타구 포착 지점을 잡은 뒤 살짝 점프하며 공을 캐치했다. 머리 위로 향하는 까다로운 타구를 빠른 스피드와 집중력으로 캐치해낸 것이다. 

경기를 중계한 신시내티 담당 해설진도 "누가 추신수 보고 중견수 수비를 못 한다고 했나. 꾸준히 수비 실력이 늘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신시내티 이적 후 처음으로 풀타임 중견수 시즌을 치르고 있는 추신수는 위험 부담이 크다는 주위 지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꾸준히 수비 실력을 발전시키고 있다. 
추신수의 수비는 결국 노력의 산물이다. 그는 지난 9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 실책 2개를 범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한 경기 2실책은 두 번째였다. 특히 중견수 전환 후 첫 2실책 경기라 부담이 컸다. 하지만 추신수는 이튿날 경기에서 보란듯 시즌 첫 보살을 기록하는 등 실수를 거울삼아 발전하고 있다. 
추신수는 실책을 범한 당시 "이게 바로 내 실력이다. 어떤 핑계도 대고 싶지 않다. 꾸준한 연습만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며 변명 없이 정면 승부를 다짐했다. 팀 내 가장 먼저 출근하고, 제일 늦게 퇴근하는 선수답게 연습과 노력만이 답이었다. 
그는 "수비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 하지만 실책한 건 이미 지난 일이고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빨리 잊고, 더 많이 연습하는 것이다. 실수하면 연습하면 된다. 잊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다. 연습을 통해 자신감도 얻을 수 있다"라며 연습이 갖는 힘을 이야기했다. 
또 하나는 책임감이다. 추신수는 "더스티 베이커 감독이나 신시내티 구단으로서도 나를 중견수로 쓰는 것은 도박이다. 그런데도 계속해서 믿어주는 것 자체가 고마울 뿐이다. 내가 할 수 있고, 갖고 있는 모든 걸 보여주는 것이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했다. 믿어주는 이들에게 보답하고 싶은 책임감도 어느 때보다 크다.
추신수 호수비는 결코 그냥 얻어진 우연이 아니다. 연습과 책임감이 만든 산물이다. 그래서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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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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