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싸이가 신곡 '젠틀맨'으로 화려하게 컴백, 국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각오를 밝혔다.
싸이는 13일 오후 4시 서울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 '해프닝'에 취재진과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싸이는 신곡 '젠틀맨'에 대한 소개와 활동 계획, 전세계를 무대로 한 이번 활동에 대한 포부와 마음가짐을 밝혔다.

다음은 싸이의 일문일답.
-'젠틀맨' 발표 소감?
"9개월만에 신곡 '젠틀맨'을 가지고 돌아왔는데요. 부담갖지 말고 곡을 쓰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부담을 많이 갖고 곡을 썼습니다. '젠틀맨'이 나온지 이틀이 됐습니다. 기분이 좋은 것은 첫 무대를 한국에서 하는 것입니다. 한국 가수가 신곡을 한국에서 내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닙니까. 한국에서 음원 공개했고 이 외모에 지붕 30회 이상 뚫기가 쉽지 않거든요. 빅뱅이나 하는 일입니다. 곡은 호불호가 많이 갈리더라고요. 그냥 클럽음악이라는 소리를 들었어요. 그게 맞습니다(웃음)."
-새 춤과 뮤직비디오에 대해 설명한다면?
"브아걸 시건방 춤이 맞아요. 내 몸에 맞게 바꿨습니다. 계속해서 우리나라의 춤이나 우리나라에 있는 노래들도 많이 리메이크해서 나가볼 생각입니다. 우리 나라처럼 안무에 포인트가 많은 음악 시장이 드물더라고요. 내 말춤도 하나의 포인트 춤이었고요. 댄스 가요사에 많았던 포인트 춤을 재해석해서 외국에 널리 알릴 계획이에요. 그 춤의 원주인들이 외국에서 재조명을 받을 수 있었으면 하고요. 우리나라에 있던 노래를 재해석해 알리고 싶습니다다. 제3의 창작물이 아니더라도 한국의 좋은 것들을 많이 가지고 나갈 계획이에요."
-B급 노래를 선택한 이유?
"한국 가수가 노래 발표하는데 뉴스에 나고 외신에 나고 이런 일이 없잖아요. 참 감사하고 영광된 일이지만 너무 과분해요. 과하다는 마음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오히려 음악에 자꾸 힘을 주게 됩니다. 국민적 관심에 비해 싼티나는 노래를 한 이유는 '초심'을 찾자는 이유에서 였어요."

-가사에 '마더 파더 젠틀맨'이 있는데 그 뜻은?
"많은 사람들이 '엄마 아빠 신사냐', '엄마 아빠한테 보여줄 신사냐', 아니면 그냥 은유적 표현인지 많이 묻습니다. 하지만 전 그 어떤 것도 다 맞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곡에는 우리나라 말 중에 된 소리가 덜한 '알랑가몰라', '말이야' 등을 골라 썼어요. 발음하기 쉬운 한국말을 찾는데 애를 썼습니다."
-북한 김정은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있는지?
"(웃음).북한에서도 내 노래와 뮤직비디오를 즐겨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남북한이 분단된 건 비극적인 현실이지만 내 노래가 전세계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단지 제 본업에 충실하고 싶어요. 사람을 기쁘게 하고 행복을 주는 일이 제 본업이니까요."
-공연 드레스 코드가 왜 흰색인지?
"우리나라 사람들이 백의민족이잖아요. 외국에서 유튜브로 많은 사람들이 공연 시청했을 때 놀라는 그림 몇 가지가 있어요. 그 중에 하나가 단체 행동이다. 드레스 코드, 떼창, 떼춤 등 떼의 향연을 연출하기 위해 색을 맞췄습니다. 흰색 옷을 입고 있을 때 조명을 받으면 색깔이 잘 나오지 않을까 했습니다. 조명 연출을 감안한 컬러 선택이죠(웃음)."
-국내외 이목이 집중됐는데 긴장되는가?
"나의 모든 활동은 콘서트를 위한 것입니다. 물론 예전보다 부담은 되죠. 중요한 것은 방송을 할때도 가요 프로그램에 나갔을 때 시청자를 염두하기 보다는 현장 관객을 염두에 뒀던 스타일이기 때문에, 오늘 온 5만 관객에게만 충실하려고 해요."
-빌보드 1위 공약?
"시청에서 웃통 벗은 거 봤는데 정말 흉하더라. 글래머더라고요. 공약은 무대 위에서 말씀 드릴게요."
-해외에서 코미디언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국내에서도 코미디언으로 생각하는 데요 뭐. 저는 상관없어요. 제가 웃겨서 잘됐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데, 사실 걱정을 많이 하긴 하죠. 나는 대중 가수이고 대중의 물건이기 때문에 어떤 대중이 코미디언이라고 생각하면 그 또한 감사한 일이에요. 뭐든 상관없어요. 항상 내 할일을 할 뿐이에요. 어떻게 보여지든 게의치 않아요."

-'젠틀맨' 메가 히트 예상하는지?
"내가 이 직업을 사랑하는 이유는 예상하지 못한다는 점이에요. 다행인 것은 나의 홈그라운드에서 전례 없이 30여 차례 지붕을 뚫어서 좋아요. 해외에서 한 곡이 뜨건, 두 곡이 뜨건 상관없어요. 이 노래가 히트하지 않는다고 해도 12년 내공의 가수가 해외의 인기에 연연하는 것은 무리가 있는 것 같아요. 저는 한국에서 이미 10년을 넘게 연예인으로서 열심히 살아왔잖아요. 우연한 기회에 해외에서 인기를 얻었고요. 해외의 인기가 유지되면 감사한 일이지만 저는 앞으로도 해왔던 일들을 해나갈 거예요."
-끝으로 하고 싶은 말?
지난해 한 해 동안 많은 분들에게 받았던 도움을 생각할게요. 한 달에 많으면 17~18번 비행기를 탄 적이 있었어요. 생각해보면 한 명의 개인이 감당하기 커다란 일들이 펼쳐졌어요. '젠틀맨'이 '강남스타일'에 이어 일 보 전진이 될 지 다음 전진을 위한 이 보 후퇴가 될지 모르겠어요. 그 결과가 어떻게 되든지 간에 한국에서 2~3일 동안 커다란 흥행에 성공한 곡을 만들게 됐단 점을 고무적으로 생각합니다. 노래가 기호에 맞건 안맞건 다시 한 번 해외로 나가서 한국어로 된 노래로 두 번째 노크를 해볼 예정이에요. 공연을 만끽하세요. 같이 기자회견에 참석하기로 했던 양현석 사장님은 지금 4일째 뮤직비디오 편집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공연장에 올테지만, 나는 인복이 정말 많은 사람인 것 같아요. 오늘 5만 명의 인복들과 콘서트를 만끽할게요.
이날 자리한 스쿠터 브라운 역시 "내가 이자리에 온 것은 싸이가 음악으로서 소통하는 것을 보기 위해서였다. 인터넷을 이용해 세계가 작아졌다. 싸이는 노래를 통해 사람들에게 기쁨을 줬다. 한국 국민을 기쁘게 하려고 '강남스타일'을 발표했는데 전세계 사람들이 함께 기뻐했다. 전 세계 사람들이 하나되는 모습 보고싶어서 왔다. 동참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앞서 싸이는 지난 12일 자정을 기해 전세계 119개국에 '젠틀맨'을 동시 공개했다. 해당 곡은 국내에 공개됨과 동시에 전 차트에서 1위를 올킬했으며 미국 CNN, 빌보드, 타임 등 유수의 해외매체에서 '강남스타일'을 잇는 메가 히트곡이 될 것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싸이는 이날 오후 6시 30분 월드컵 경기장에서 5만여 명의 관중과 호흡하며, 콘서트에서 '젠틀맨'의 퍼포먼스와 뮤직비디오를 최초 공개한다.
싸이 콘서트 현장에는 국내 언론은 물론 아시아, 미국, 유럽권 등 해외 언론에서 찾아온 취재진 약 500명이 자리했다. 콘서트에 앞서 경기장 앞에는 다양한 행사가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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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철 기자 baik@osen.co.kr